태능서 비지땀 쏟는 외국인코치 한국은 너무 서두르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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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LA올림픽을 한달앞두고 마치폭풍직전의 고요와도 같은 적막이 태릉선수촌을 휘감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이들과 숙식을 같이하고있는 파란눈의 외국인코치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는 2개윌 초빙코치로, 일부는 오는 88련 서울올림픽까지 5년간의 장기계약으로 태릉선수촌에서 대표선수들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 외국인 코치는 근대5종·승마·사격· 펜싱·체조·복싱동의 6개종목에 걸쳐 모두7명.
이가운데 3명은 서독인이고 2명은 미국인, 그밖에 프랑스·캐나다국적이 각1명씩.
대체로 역사가 짧은 낙후종목의 중흥을 위해 외국인코치가 씨앗을 뿌리고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인들은 짧은 스포츠역사에도 불구, 너무나 서두르고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직접 본 인상은 선수들이 뛰어난 자질과 적응력을가지고있어 충분한 투자와 시간만 있다면 세계무대도약은 전혀 어렴렵않다』 고 입을 모으고있다.
본고장 프랑스에서 대표팀코치로 있으면서 이번 LA올림픽까지 3개월간의 계약으로 한국펜싱선수들과 땀을 흘리고있는 「페랑·미셸」 (42) 코치는 『선수나 코치가 이미 알고있는 테크닉을 제대로 정확히 습득만 한다면 뛰어난 자질로 미루어 중공과 함께 아시아정상을 다투게 될것이 분명하다. 프랑스에 돌아가면 한국펜싱에 대해 경고의 말을 전해야만 할 입장이다』 고 까지 말할 정도.
그런가하면 매일아침 선수들과함께 20km산악구보를 하고 선수촌이 제공하는 양식을 마다하고 선수들과 함께 한식을 들며 선수들과 한덩어리가되어 열성적으로 지도하는 코치도있다.
바로 근대5종의 「미카엘·되르」(28·서독) 코치 7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였고 82년부터는 서독여자대표팀을 지도해온 그는 2개월의 휴가기간을 이용, 한국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되르」 코치는 『솔직이 LA올림픽에서 한국의 상위권진출가능성은 전혀없다. 무엇보다 펜싱수준이 낮고 개인소유의 말 (마) 도없으니 어쩔도리가 없다. 그러나 한국의 모든 관계자들이 보이고있는 열의는 곧 무엇인가를 이룰수 있는 가능성을 비쳐준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남자체조의「유진·갈피린」(51·캐나다)코치 같은 사람온은『동구권이 불참했기때문에 한국선수6명중 3명정도가 36명의 선수가 겨루는 개인종합경기에 진출할수 있을것』 이라고 희망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이밖에 미8군소속으로 한국에와서 지난82년부터 틈틈이 한국복싱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있는「보브·도시」(43· 미국)코치는 『한국은 복싱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낼수있을것으로 본다』 고 예견하고 있다.
「도시」 코치는 미육군 헤비급대표선수로 지난76년부터 79년까지 무패의전적을 자랑했먼 왕년의 철권으로 통산 68전64승4패를 기록했던 체육학석사.
『너무 오래되다보니 연습시간을 잘 안지킨다』 는 선수들의 원망을 들을때도있다.
지난 5월부터 사격대표팀지도를 맡고있는 「우베·리스테르」(28· 서독) 코치는 선수단과 함께 지난25일 이미 LA를 향해 출발했고 역시 서독인인 승마의「라이너·시베르」코치는 계약기간이 끝나는 올림픽이 시작되기직전까지 뚝섬의 승마훈련원에서 한국선수들의 마지막 정검에 여념이없다.
이들의 보수는 월2천달러에서 5천달러까지.
국내코치의 대우에비해 높온 액수지만 대체로 받는돈 만큼 열심히들 하고있다는게 일반적인 의견.
김성집 (김성집) 선수촌장은 『외국인코치의 초정은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볼수있다. 그러나 몇몇 협회에서는 이들의 열성을 따르지못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의 기술을 최대한으로 전수받지 못하고 있는것같아 안타깝다』 고 말한다.<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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