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녀에 탐닉한 롤리타 콤플렉스가 과 베를린·필「카라얀」종말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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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휘자 「카라얀」 과 베를린필과의 관계 30년.
이제 이들은 서로 「품위를 잃지않고」 헤어질 방법을 찾고 있다.
82년 「카라얀」 으로부터 크게 재질을 인정받은여성 클라리넷주자「마이어」양의 입단이 단원들의 거부로 표면화된 분쟁이 최근 한달동안 돌이킬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교향악단 멤버의 입단을 3분의2 다수결 투표로 결정하는등 전통적인 자율권을 고수하려는 오키스트러와 「절대권력」을 행사하러는 「카라얀」 의 외고집으로 그동안 쌓여은 해묵은 불만들이 곪아터진 것이다.
최근의 사건은 지난달 20일 「카라얀」 의 두둔을 받던 악단 사무국장이 해고당하자 「카라얀」 은 베를린시장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후「단지휘자로서의 책임과 권한」 에 관해 유권해석을 요구했다.
그러자 악단은 「카라얀」에게 『그의 행동은 지휘자로서의 의무를 벗어난것』이라는 공개서한을 띄우고,「카라얀」 이 설립한 음악비디오회사 텔리폰디아와의 독점 녹화계약을 파기해버렸다.
최후통첩인 셈이다.
요즘 서독 보도매체에는『「카라얀」 의 황혼』『「카라얀」 시대의 끝장』 이란 표현이 자주 나돌고 과거 그가 입신출세를위해 두차례나 나치당에 입당했던 전력에 독선적이고 독주적인성품까지 들먹여지고 있다.
81년 19세의 천재바이얼리니스트로 지난5월 내한 연주를 가겼던 「안네-피·무터」를 솔리스트로 등용시켜물의를 빚기도했던「카라얀」.
그는 또다시 젊은음악소녀「마이어」 양이 발단이되어 종신지휘자로 있는 베를린필을 떠날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것이다.
그의 「롤리타·콤플렉스」(「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 에서처럼 미숙한 소녀에 탐닉하는 노년취미)는결국 세계악단에 제왕처럼 군림하던 그의 종말을 담긴결과가 될것같다.
벌써부터그의 후임으로 「로린·마젤」「오자와·세이이찌」「리카르도·무티」「베르나르드·하이팅크」 의 이름이 오르내리고있다.<본=김동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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