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표만 가르고 낙선 … 정치인생 최대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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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얼굴) 전 의원의 도전은 실패했다. 자신의 패배에서 그치지 않고 야권 분열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정 전 의원의 출마로 현 야권의 강세지역이던 관악을의 표는 갈렸다. 정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의 발목까지 잡았다. 그 결과 관악을은 27년 만에 새누리당에 넘어갔다.

 정 전 의원은 29일 밤 선거사무실에 나타나 담담하게 낙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기득권 정치의 벽을 깨보려 했지만 저의 역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자 정동영의 한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모임의 꿈은 계속 전진해야 한다”며 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에서 정치활동을 이어갈 의지를 내비쳤다.

 정 전 의원에게 이번 패배는 크다. 그의 정치 인생은 위기에 봉착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는 두 번째였다. 2007년 당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지만 고향인 전주 덕진 보궐선거에 나가기 위해 당을 버렸다. 당선 뒤 복당했지만 이번엔 국민모임 창당을 주장하며 재차 탈당했다. 그러곤 친정인 새정치연합을 앞장서 공격했다. 정 전 의원이 낙선한 서울 관악을은 그가 도전한 네 번째 지역구다. 전주 덕진→서울 동작→서울 강남을에 이어서다. 이 중 정 전 의원이 당선됐던 곳은 고향인 전주 덕진이 유일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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