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돌려다오" 춘천 '로맨스그레이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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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극단 로멘스그레이 단원들이 연극 ''청춘을 돌려다오''를 연습하고 있다.

춘천지역 노인들이 축제를 연다. 21일 오후 2시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로맨스파파 로맨스마마의 문화 만들기'라 제목으로 열리는 7080 실버축제다. 이날 축제에서 노인들은 마임과 연극.그림 등 6개월 동안 익힌 솜씨를 가족과 동료 노인 앞에서 뽐낸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화투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던 춘천지역 노인이 무언가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문화관관광부 지원으로 문화커뮤니티 금토가 주관해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1주일에 한 번씩 문화예술을 공부했다.

효자복지관 주간보호 할머니들은 마임을 배웠다. 상당수는 신경통 등 몸이 불편, 초기에는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기 어려웠지만 몸 풀기 등 운동과 결합한 동작을 하면서 마임을 이해하고 익혔다.

이번 공연에는 강사가 제시하는 제목에 따라 마임을 선보인다.

인근 주공 8단지 아파트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는 영화에 빠져 6개월을 보냈다. 영화관을 다녀온 지 30년 이상이 지났다는 이들은 매주 한 편씩 영화를 감상했다. 외부 극장에 나들이 가기도 했다. 그 장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이번에 상영한다.

동내면 학곡리 할머니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연극을 택했다. 극단 '로맨스 그레이'란 이름으로 '청춘을 돌려다오'를 15회 이상 연습했다.

대사를 외우기 힘든 까닭에 대본은 없지만 손색없는 무대를 꾸민다. 24일 한 교회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소양로 경로당의 할머니들은 그림을 배웠다.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도 만들었다. 이들은 40여 점을 전시한다. 김명자(69)씨는 "50여 년 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때 보았던 농촌마을 풍경을 주로 그렸다" 며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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