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최대규모 한국선수단의 특공작전|금메달에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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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LA 금(금)의 광맥(광맥)을 뚫어라. 한꾹은 이번 LA올림픽에서 얘기치 않게 금노다지를 캘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있다.
이같은 기대는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을 신봉하는 소련 등 동구공산권이 불참함으로써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은 지난48년 런던올림픽이래 8차례의 올림픽정상에 도전해왔으나 레슬링의 양정모(76년 몬트리올올림픽)가 유일하게 뜻을 이루었을 뿐이다. 지난 8차례의 올림픽에서 한국이 차지한 메달은 레슬링·복싱·유도·역도·여자배구 등 5개 종목에서 모두 18개다.
특히 LA올림픽에선 불참선언을한 소련 등 동구권나라들이 모두 한국메달박스종목의 강적들이기 때문에 대량의 메달을 노리게된 것이다.
체육부와 KOC(대한올림픽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에서 3∼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선수단 단장으로 선임된 김성집 태릉선수촌장은『우리가 기대하는 선수는 개인종목에서 12∼13명이다. 이들이 매달권에 가장 근접해있는 선수들이다. 금메달은 실력 외에 대진운 등 천운(부거)이 따라야하는 것이므로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금메달후보로 각 경기단체가 내세우는 선수는 복싱의 김광선(라이트플라이급) 허영모(플라이급) 김동길(라이트웰터급), 레슬링의 손갑도(주니어플라이급) 유인탁(라이트급·이상 자유형) 방대두(플라이급·그레코로만형),유도의 김재엽(엑스트러라이트급) 하형주(하프헤비급), 그리고 양궁의 김진호 등 4개 종목 9명이다.
이중 반타작만 거두면 목표의 금메달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이들 종목중 가장 강력한 금메달후보는 양궁의 세계선수권자인 김진호.
김은 이미 지난해 롱비치 세계선수권을 휩쓰는 등 기록상으로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있다.
더군다나 강적 소련이 빠져 김의 우승은 더욱 유력해졌다.
올림픽에서는 더블라운드 개인종합 한종목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김진호는 롱비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천6백1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지난5월 국내대회에선 2천6백26점으로 올림픽 최고기록 2천4백99점을 크게 앞서는 안정된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상승세의 중공을 비롯, 핀란드·캐나다선수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복싱은 이제까지 올림픽에서 은3, 동메달3개를 획득한 한국의 메달박스 종목이다. 그러나 72년 뮌헨,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선「노메달」에 그쳐 근래 침체의 늪에서 허덕였다. 이번 LA대회에선 막강한 쿠바가 소련과 함께 불출전, 복싱 관계자들을 들뜨게 하고있다.
지난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쿠바는 금6, 소련은 금3개를 따냈으며 82년 뮌헨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쿠바가 금5, 소련이 금3개를 차지, 쌍벽을 이루어 왔다. 따라서 한국의 라이벌은 주최국 미국을 비롯, 이탈리아·베네쉘라·우간다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해 로마 월드컵 우승자인 김광선은 스피드가 약간 떨어지지만 체력이 뛰어나고 근성이 대단해 기대가 크다.
허영모는 맷집이 약한 것이 흠이지만 테크닉에선 단연 금메달 감이다. 중량급의 김동길은 간염에서 완전회복, 전성기 때의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레슬링은 몬트리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있다.
지난해 키예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련은 자유형·그레코로만형 등 20개 종목에서 12개의 금메달을 휩쓰는 등 위력을 떨쳐왔다.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는 일본과 주최국 미국, 그리고 터키·핀란드 등.
손갑도는 일본의「이리에」(입강) 미국의「팀·버니」등과 3파전이 예상되는데 지난해 3월 동경슈퍼챔피언대회에서 모두 테크니컬폴승을 거둔바있어 전망이 밝다.
유인탁은 일본의「가미무라」(상촌)가 경계의 인물. 유는 지난해 뉴델리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가미무라」에 3-2로 판정패한 바 있다. 방대두는 미국을 비롯, 터키·핀란드·일본 등 라이벌이 많이 도사리고 있으나 최근상승세를 보이고있다.
유도는 동구권이 빠졌지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세가 워낙 강해 만만치 않다. 다만 김재엽과 하형주는 테크닉·체력 등이 일본세에 뒤질 것이 없는 데다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구권이 우승한 체급이어서 금메달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금메달의 기대는 그동안 국제대회전적을 토대로한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의 벽은 두텁고 높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는 항상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나 파란을 일으키곤 한다.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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