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사 미수 34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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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건설업체들은 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제때 받지 못하는 공사대금이 갈수록 늘어나고, 이 때문에 해외에서 꿔 쓰는 돈도 많아져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3년 말 현재 우리 나라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금액은 모두 34억5천만달러(2조7천6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해외건설공사 미수금액은 80년 말 현재 15억6천만달러, 81년 22억3천만달러, 82년 30억7천만달러로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공사를 계속하느라고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이미 완공한 부분에 대한 돈을 받지 못하자 부족 분을 현지금융기관에서 빌어 쓰고 있다. 또 건설업체와 거래하는 국내은행들은 은행들대로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을 메워주기 위해 돈을 빌려주거나, 현지금융에 대한 보증을 서야하므로 대출자금 부족으로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건설업체들이 해외현지금융기관에서 빌어 쓰는 돈, 즉 현지금융잔액은 작년 말 현재 26억5천만달러, 82년 34억6천만달러, 83년 36억7천만달러로 미수금액 보다도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수금이 이처럼 늘어나는 원인은 발주 국들이 기름 값 하락으로 자금이 부족, 제때 돈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건설업체들의 시공잘못 및 공기지연에 따른 클레임도 상당한 몫을 차지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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