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0년은 정권 재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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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 3주년을 맞아 18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가진 당·정·청 워크숍에서 정세균 당의장(오른쪽부터)과 이해찬 총리, 김병준 청와대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 당선 3주년을 하루 앞둔 19일 열린우리당과 정부.청와대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워크숍을 열었다. 참여정부 3년간의 평가와 향후 국정 운영이 주된 논의 대상이었다. 내년 초 대규모 당.정.청 개편을 앞둔 상황이어서인지 당이 청와대를 공격하는 등 과거의 워크숍과 같은 불협화음은 없었다. 분임 또는 비공개 토론은 생략했다.

◆ "우파 집권하면 민주주의 후퇴"=회의 분위기는 참여정부의 지난 3년을 반성하는 쪽이라기보다는 서로를 칭찬하며 용기를 북돋우는 쪽이었다. '길게 보고 뚜벅뚜벅 걸어온 3년'이라고 규정한 이해찬 총리가 "탄핵 등 안 좋은 환경 속에서 꽤 많은 일을 했는데 성과에 비해 평가가 좀 인색한 느낌도 있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17대 총선부터 돈 안 쓰는 선거문화를 만들었다"며 "내년 지방선거만 잘 넘기면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돈 달라는 정치인이 없어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고 한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경제 분야에 대해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두들겨 맞으면서도 뚝심을 가지고 일관된 정책을 편 결과 이제 경기회복에 탄력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정세균 당 의장은 한걸음 더 나가 재집권의 필요성을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정 의장은 "수구 우파가 집권하면 조세 체제 등이 상위 2%를 위한 것으로 재편될 수 있으며, 민주주의도 후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확고한 방향성을 잃지 않고 가려면 적어도 10년은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 "자신감 갖고 일하자"=참석자들은 사립학교법 처리가 여론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흔들리던 지지층의 결집 현상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래서인지 자신감과 원칙, 결단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총리는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제시한 비전은 반드시 실행에 옮기자"고 독려했다. 정 의장도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산안 처리와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입법 등 시급한 사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다른 야당과 공조해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대야 관계에서보다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난해와 달리 중앙당 차원의 노 대통령 당선 축하행사를 열지 않았다. 사립학교법 통과에 따른 종교계의 반발과 임시국회 공전, 황우석 교수 파문 등 사회 분위기를 감안했다고 한다.

전진배.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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