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스태평양」 살해|“딴 남자와 사귄다”…바닷 속에 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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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남부경찰서는 5일 금년도 미스부산 콘테스트에서 미스태평양으로 뽑혔던 강미영양(22·부산교육대 음악과4년)을 바닷물에 밀어 넣어 죽인 이칠환씨 (26·일흥제재소사원·인천시용현동621의146)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81년 부산D대학기계과에 재학할 때부터 강양을 사귀어 왔으나 2년 전부터 강양이I대 의대생인 김모씨와 가까워지면서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고 강양을 살해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범행>
이씨는 지난달25일 하오2시쯤 동회직원을 가장, 강양집에 전화를 걸어 『미스대평양등록에 필요하니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갖고 동회로 나오라』고 유인, 부산시광안3동 동회 앞에서 강양을 만나 버스로 해운대해수욕장까지 끌고 갔다는 것.
이씨는 포장마차 집에서 강양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다시 소주3병을 사들고 해운대구중1동미포방파제로 옮겨 술을 나누어 마신 뒤 강양에게 김씨와의 관계를 끊고 자신과 결혼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양이 『세 사람이 함께 사이좋게 살면 될 것 아니냐』고 금씨와의 절교를 거절하자 이에 격분, 강양의 머리채를 잡아 약40여분동안 바닷물에 처박아 질식, 숨지게 한뒤 바닷 속에 밀어 넣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수사>
경찰은 지난달30일 강양의 어머니 김모씨 (48·부산시D국민학교교사)로부터 『딸이 닷새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가출신고에 따라 강양을 수배 중 이튿날인 31일 미포방파제 근처에 익사체로 떠올라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강양 가족들이 2년 전부터 이씨가 강양을 따라다니며 다른 남자와 교제하는 것을 끊으라는 이유로 깨진 병으로 강양의 얼굴을그어 2주의 상처를 입혔고 82년12윌16일에는 강양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진술에 따라, 이씨 집에 잠복 중 지난2일 하오1시쯤 외출해서 돌아오던 이씨률 검거, 사건전모를 자백 받았다.
이씨는 강양을 살해한 뒤 지난달 25일 하오11시 야간열차로 인천집으로 올라가 26일 아침 강양 집으로 전화를 걸어 『강양이 집에 들어왔느냐』며 사망여부를 확인하기까지 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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