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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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는 9월이면 세종로 정부 제1종합청사와 과천 제2종합청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마주보고 담소하게 된다. 화상회의시스팀(Video Conference System)이다.
영상과 음성의 두 가지 통신수단이 합쳐져 10㎞나 떨어져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의를 가질 수 있게 한 장치다.
회의실에는 50인치 대형스크린이 2개, 특수TV카메라가 4대, 스피커·마이크와 신호변환 시스팀 등이 장치된다. 전화회선만도 24개. 그러나 이건 아직 장거리지역간 회의라고 할 순 없다. 1백㎞이상 떨어진 곳 사이의 화상회의가 이 시스팀의 원래 기능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 위성으로 연결하는 국제회의시스팀 실용화 실험에 성공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이미 런던과 브리스틀 등 5개소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것을 TV전화의 확대판이라고 볼 수도 있다.
TV전화는 64년 뉴욕만국박람회에 등장했다. 뉴욕∼시카고∼워싱턴을 연결하는 서비스도 가능했다.
전화회의 (Tele-Conference)의 개량판이다. 쌍방의 회의 참석자들이 전화 목소리만이 아니라 발표자의 표정을 볼 수 있는 비디오시스팀을 갖춘 꼴이다.
그러나 실제 화상회의 시스팀을 시작한 것은 미국 전화전신회사 (ATT). 82년3월 뉴욕과 워싱턴 사이에 개설한 「픽처 폰 미팅 시스팀」이다. 그때 벌써 중계화면은 컬러였고 통신수단은 디지틀 위성통신망을 이용했다.
TV회의는 ATT가 각 지역에 설치한 회의장을 이용해 약속시간에 회의를 시작하면 된다.개인회사가 회의장을 설치할 수도 있다.
아직 부담이 되는 것은 비용. 뉴욕과 워싱턴 사이의 회의장 사용료가 시간당 1천3백80달러 (1백10만원) 이고 개인회사에 그 시설을 설치할 때의 비용은 12만4천8백달러. 거기에 임대료와 회선료까지 딸린다.
그러나 그게 결코 비싸지 않다는 계산도 있다. 여러 사람의 출장경비와 소요시간을 따지면 오히려 싼값이란 얘기다.
더욱이 IBM과 에트너보험 등 대기업이 공동투자해서 만든 SBS (위성업무서비스)사의 CNS서비스는 본사와 지사들을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팀을 ATT 것보다 30%나 값싸게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광섬유의 개발에 따라 그 값은 더 싸질게 분명하다.
고도 정보통신 시스팀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탤런트기질에 신경을 쓰면서 살게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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