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색 물씬한 공개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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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관광체전」에 못지 않게 「민속체전」 이라고 불릴만큼 제주소년체전은 지방색이 물씬 풍기는 행사가 가장 많다.
제주의 풍물과 풍속을 선보이는 가장「제주적인 체전」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교민속놀이인 방앗돌 굴리기 놀이와 취타대의 개회식공개행사.
선인들의 얼을 오늘에 재현시키려는 노력에서 2만5천여 관중으로부터 가장 뜨거운 박수를 모았다.
고교민속놀이인 방앗돌 굴리기놀이는 거센 바람·돌과 싸우며 오늘의 퐁요로운 제주를 만든 탐라인의 개척정신을 보여주는 것.
『야아 호오 에헤아이 애에헤 넘어가는 소리 요놈의 돌은 무거운 돌이여….』한라산 기슭에서 방앗돌을 만들기 위해 큰돌을 마을로 끌어 내려오는 노래가락으로 특이한 흥취를 자아낸다.
제주상고 5백여명이 2개의 큰 방앗돌을 굴리며 힘든 노동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강인함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불어넣어 주었다. 흥겨운 50여명의 농악대가 「농자천하지대본」의 깃발을 들고 뒤따라 흥을 돋우었고 2마리의 조랑말도 등장했다.
부연배(39) 지도교사는 『실제연습기간은 3개월이지만 준비기간은 7개월에 이른다』며 『그동안 민속기구인 물허벅·솔박멍석·맥등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했다.
80년 전국 민속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던 이 민속놀이는 주민들의 총화단결을 최대한으로 보여준 수작 이었다.
이번 소년체전에 첫선을 보인 취타대(지도교사 이윤행·52)는 우리고유의 민속악대로 임금의 행차 때나 장군의 개선때의 행군악대.
취타대는 취악기와 타악기의 연주로써 태평소24·소금16·나발8개등 춰악기와 꽹과리6·징8·장고8개등 12종의 악기에 97명의 함덕종고여학생으로 구성돼있다.
71년 주요무형문화재 46호로 지정된 취타대는 삼국시대부터 시작 고려·조선조에 이르기까지 형태와 편성은 다르나 대규모 악대로 맥락을 이어왔다.
입장식에서 아리랑·오돌또기·도라지 등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밖에 제주해녀들의 강한 생활력을 그려낸 여중 민속매스게임인 태평양의 속삭임도 제주풍물의 대표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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