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숙인 명의로 대포폰 만들어 유통…조폭 등 25명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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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장애인이나 노숙인 등 명의로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만들어 유통하거나 사기 대출을 받아 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조직폭력배 양모(3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일당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3월부터 1년간 광주광역시 광천터미널과 광주역 등에서 만난 지적장애인·노숙인·신용불량자들 명의로 휴대전화 200여 대를 개통한 뒤 게임 아이템을 소액 결제하고 대포폰을 유통시켜 1억8000만원을 챙긴 혐의다. 또 5000만원 상당의 대포차 1대를 만들어 팔아치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모집책과 휴대전화 개통책, 유통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모집책은 장애인 등에게 접근해 술과 음식을 사주며 환심을 사거나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 휴대폰 개통 즉시 현금 지급’이란 전단을 배포해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부중개업’ 상호로 사무실을 차린 뒤 생활정보지에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이라는 광고를 싣고, 이를 보고 찾아온 4명이 건설회사에 재직 중인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제3금융권에서 총 14회에 걸쳐 1억원을 대출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 양씨 등은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하며 알게 된 사이“라며 “모집책에게 명의자 1인당 20만~30만원의 돈을 주며 범행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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