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성사 받은 KAL기유족 유수택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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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렇게 크나 큰 은총을 입게 될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주님께 감사드릴뿐입니다. "
4일 광주무등경기장 미사에서 교황으로부터 성세성사를 받은 전국72명의 신자중 유일하게 KAL기 피격사건 유가족이자 전북완주군수인 유수택씨(44)는 두손을 마주잡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해 9월1일 KAL기 피격사건때 친동생 춘택씨(당시42세 대한승마협회 전무이사)를 잃은 유군수는 "교황으로부터 직접 성사를 받는 것도 기쁘지만 교황성하께서 3일 내한중 R-20항로를 통과하면서 기내에서 KAL피격사건의 희생자 2백69명을 위한 기도를 올려준데 대해 유가족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유군수가 천주교 성당을 찾은 것은 지난 해 9월중순. 어린 상주인 조카를 대상하여 8일동안상주역을 했을 때 설움과 악몽을 떨쳐버릴 지주가 그리웠다.
유군수는 때마침 동생의 영령을 위로하는 기도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전주교구 박정일 주교가 하느님을 믿도록 권유했고 곧바로 부인 문순희씨(39)와 의논, 1남1녀등 전가족이 전주 덕진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평소 사무에 바쁜 몸이 돼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2시간동안 성당에 나가 이성당 김봉희신부로부터 열심히 교리를 배웠고 일요일마다 전가족이 새벽기도를 다녔다.
부인 문씨등 가족3명은 지난 1일 이 성당에서 영세성사를 받았고 유군수는 김신부의 주선으로 이날 교황으로부터 직접 도유를 받는 15명중 두 번째로 성사를 받는 영광을 갖게 된 것.
유군수는 또"이날 미사에서 영세성사를 받은 72명가운데 군대동기인 방송작가 심영식씨도 끼여있어 기쁘다"며 "이 모든 인연이 하느님의 뜻으로 생각된다"고 기뻐했다. <광주=김국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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