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루니 "우승할 것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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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졸였던 2006 독일 월드컵 조 추첨의 결과가 나왔네요. 저도 여러 나라 친구들(영국.일본.이란.독일 등)과 함께 TV로 시청을 했어요. 영국인들의 반응은 파라과이가 발표될 때 미지근함, 스웨덴이 발표될 때는 오 노! (또 비길 거야), 트리니다드토바고가 발표될 때는 환호,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스웨덴과 또 만난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의 찡그리면서 웃는, 이상 야릇한 표정….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드디어 한국. G조로 확정되는 순간 조 2위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더라고요(물론 스위스가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지만요).

잉글랜드 언론도 조 추첨 결과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어요. 16강 진출은 당연시하는 분위기네요. 사실 이들의 목표는 우승이니까요.

잉글랜드 주장 데이비드 베컴(사진)은 "서로가 선수.감독을 너무나 잘 아는 스웨덴, 맨U에서 좋은 추억을 나누었던 트리니다드토바고의 드와이트 요크와 경기를 하는 것이 상당히 기대된다.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리 잉글랜드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박지성 선수의 팀 동료 리오 퍼디넌드는 하도 긴장을 해서 조 추첨 방송을 보지 않으려고 했대요. 하지만 얼마나 궁금했을까요? 결국 여자친구와 같이 손에 땀을 쥐며 TV 앞에 앉았다는군요. "스웨덴을 상대할 때 중요한 점은 과거 오랫동안 그들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네요.

'축구 신동&악동' 웨인 루니는 "에릭손과 같은 유능한 감독 지휘 아래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 모두가 그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또한 그가 우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다 안다. 만약 우리가 챔피언이 된다면 최대의 찬사는 에릭손 감독이 받아야 할 것"라며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 월드컵에 대한 야망을 보였어요.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독일월드컵 우승 후보로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1순위로 꼽았어요. "잉글랜드는 연령으로 보나 자질로 보나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선수들의 재능으로 보면 브라질이 최고이고…. 하지만 홈팀인 독일도 우승 후보에서 제외하지 않겠다. 프랑스 또한 위력적이긴 한데 평균 연령이 많은 것이 걸림돌이다"라고 했어요.

오언과 루니의 공격력, 베컴.제라드.램파드.캠벨.스미스.조 콜 등의 미드필더, 퍼디넌드.네빌 형제.존 테리. 이 정도면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과연 축구종주국 잉글랜드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영국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보다도 저는 한국 선수들이 유럽 땅에서 선전을 해 2002년 4강 신화가 기적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면 더욱 좋겠네요.

국제심판 홍은아 <영국 러프버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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