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권 전도사로 변신한 '386 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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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의 김영환 편집위원은 "현 북한 정권은 사회주의가 아닌 '마피아형 군사독재체제'"라며 "좌파적 관점으로도 김정일 체제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적"이라고 했다. 김씨는 80년대 중반 대학가의 주체사상 교본이었던 '강철서신'으로 국내에 주사파 이론을 처음 소개했다.

그는 북한 체제를 세 단계로 나눠 "45~60년대 후반까지는 일반 사회주의, 90년대 초반까지는 수령절대주의 사회주의, 90년대부터 현재까지는 보스 1인 중심의 마피아형 군사독재체제"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정권은 가족.측근 중심 운영, 공포 체제 유지, 보스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 이탈자에 대한 가혹한 처벌, 불법적인 일에 경제 의존 등 마피아의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사회주의적 요소는 60년대 후반부터 파괴되기 시작해 90년대 중반 이후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북한은 더 이상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탈북자들의 일관된 증언을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접하게 됐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하며 좌.우를 막론하고 북한 민주주의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개혁.개방 유도를 위해 북한을 지원한다는 정부 전략에 대해 "북한의 개혁.개방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김정일 체제가 바뀌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회의엔 불참했으나 토론문 '좌파적 이상주의자와 북한인권'을 배포한 함운경 열린정책연구원 센터장은 "정치인이 국민을 굶주리게 하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며 "이런 원칙과 기준에 예외가 있을 수 없으며 북한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인권국제대회가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희망의 등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운동을 하며 북한을 가깝게 대면하면서 북한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북한이 이상사회가 아니며 오히려 이상사회와는 가장 거리가 먼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이영종·채병건·강주안 기자(정치부), 박현영 기자(국제부), 백일현 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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