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브람스·슈만 등의 첼로 곡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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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파블로·카잘스」이후 최고의 첼리스트로 일컬어지는「로스트로포비치」그가 중앙일보사 초청으로 12일 하오7시30분 세종 문화 회관 대강당에서 내한연주회를 갖는다
미국 워싱턴 내셔널 심퍼니의 지휘자로서는 두 차례의 내한 연주회를 가졌지만 첼리스트로 한국관중 앞에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아노 반주는 그와의 오랜 콤비인「램버트·오키스」씨 (워싱턴 내셔널 심퍼니 단원)
첼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빛나는 명곡들, 작곡가들의 대표적인 곡만을 모아 연주하는 이번 음악회의 레퍼토리는 다음과 같다

<「브람스」-첼로소나타 제1번>
「브람스」특유의 우울한 서정성이 전곡을 뒤덮고 있는 가장「브람스」적인 작품. 3악장까지 모두가 단조인데 시종 첼로가 피아노보다 낮은음을 끌고 가므로 북구적 어두운 분위기가 살아 숨쉰다.
1865년 작곡된 이 작품은 성악가이며 첼리스트였던 친구「겐스바헤르」에게 헌정 한 곡이다. 「겐스바헤르」의 첼로와 「브람스」자신의 피아노로 초연 되였는데 오늘날 「베토벤」의 소나타들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첼로의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다

<「바하」-첼로조곡 제5번>
바로크 시대의 조곡이란 고대 무곡의 여러 형태를 모아 논 것인데「바하」의 첼로 곡 또한 그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1717년 작품.
「바하」시대에는 아직 첼로가 독주악기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는데 이처럼 무반주 조곡을 작곡한 것은 그가 뛰어난 실험정신의 소유자였음을 말해준다
첼로 작품 가운데 가장 빛나는 작품의 하나로 첼로가 가지고 있는 기교적 화려함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음악사적 의의가 크다

<「슈만」-아다지오와알래그로>
「클라라」와 결혼한 1840년께 부터「슈만」은 호른이란 관악기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몇 곡의 호른을 위한 작품을 썼다. 이 곡은 처음 호른과 피아노를 위해 작곡되었는데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도 연주되고 있다
전반부 아다지오에서는「슈만」특유의 따뜻한 서정성이, 후반부 알레그로는 쾌활하고 테크니컬 한 면의 조화가 연주자나 감상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곡이다
소품이지만 일가를 이룬 연주가가 아니면 전반과 후반의 명확한 예술적 대비를 표현해내기 어렵다.
테크닉 면에서도 일단 어느 벽을 뛰어 넘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이 곡을 대가「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로 듣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브리튼」-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0세기 최고의 작곡가중 한사람으로 꼽히는「브리튼」이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 한 곡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를 듣고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브리튼」은 그 동안 손대지 않던 첼로작품을 시작하여 5곡을 썼다.
그중『C단조 소나타』는 완전히「로스트로포비치」를 위해 작곡한 것인데 첼로가 지니고 있는 무한한 표현력을 십분 발휘토록 했고, 그 위에「브리튼」의 잘 용해된 현대적 감각이 잘 조화 된 작품이다.
2O세기에 만들어진 첼로음악 중 최고의 걸작중의 하나라고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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