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진출팀 '독일 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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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륙별 안배 원칙'을 고수했다. 유럽 8팀을 3그룹에 몰아넣었고, 유럽 3팀이 한 조에 몰리는 걸 막기 위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별도로 떼내는 '특별 조치'도 취했다. 세르비아를 1그룹 중 비유럽 국가와 같은 조에 넣기로 해 유럽 3팀이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것을 막았다. 조 추첨은 1그룹과 3그룹을 먼저 추첨한 뒤 세르비아의 조를 정한 다음 2그룹, 4그룹 순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2그룹 8팀 중 한 팀은 4그룹으로 내려온다.

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은 "유럽세가 좌지우지하는 FIFA가 유럽국들에 유리하도록 조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FIFA가 월드컵 본선과 FIFA 랭킹을 기준으로 그룹을 묶었다면 한국은 2그룹에 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륙별 안배 원칙이 적용됨으로써 1그룹을 제외한 2~4그룹의 강약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게 됐다. 다만 한국으로서는 유럽 2개국과 같은 조에 속할 확률이 높아져 다소 불리해졌다.

강 국장은 "32강 모두 만만한 팀들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2그룹에 속한 국가 중 랭킹이 낮은 팀을 만난다면 그나마 행운이다. 가장 피해야 할 국가는 개최국 독일이다. (역대 개최국은 모두 예선을 통과했다) 또 독일과 인접해 대규모 응원단을 몰고 올 수 있는 국가들(네덜란드.체코.프랑스 등)도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조 2위로 16강을 노린다면 브라질 같은 확실한 강팀이 하나 들어오는 게 좋다. 비슷비슷한 팀끼리 물고 물리면 더 불리해지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신 위원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도 매우 껄끄러운 상대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멕시코-앙골라-폴란드(또는 스위스)'와 묶이는 게 최상의 조합이다. '독일-파라과이-네덜란드'와 한 조가 되면 최악이다.

◆ 한국, 32개국 중 11위=한국이 조 추첨에 앞서 열린 그룹 배정에서 본선 참가 32개국 가운데 총점 37점을 얻어 11위로 평가됐다. 6일 FIFA가 발표한 채점표에서 브라질(64점).잉글랜드(51점).스페인(50점)이 1~3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0위 네덜란드(38점)에 1점 뒤졌다.

정영재.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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