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류 "新黨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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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 내 동교동계의 맏형 격인 권노갑 전 고문이 신주류가 추진 중인 신당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權전고문은 지난 25일 같은 동교동계인 김옥두 의원 아들 결혼식에 참석, 의원들과 만나 "지금 벌어지는 신당 논의는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그런 신당이 잘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權전고문은 정동영.신기남 의원 등 신주류 강경파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고 이후 정치행사 참석이나 언급을 자제해 왔다. 그런 그가 신당에 대해 부정적 심경을 피력한 것이다.

한화갑 전 대표는 '신당 불참'선언에 이어 26일엔 "적절한 시점에 입장을 또 밝히겠다"고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자신을 비판한 신주류 김원기 고문에 대해선 "나는 당이나 계보를 옮긴 적이 없는데 金고문은 당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국회의원을 한 사람"이라고 반격했다.

또 신주류를 겨냥해 "권력을 잡았다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미숙한 아이가 칼자루를 쥔 격"이라며 "거친 권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구주류 중진들도 신주류 공격에 가세했다. 정균환 총무는 당원 5만명에게 편지를 보내 "신당파는 DJ와 함께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고 국정개혁에 진력했던 민주당 정통파를 반개혁.부패세력으로 몰아 배제하고 당원.대의원과 전통적 지지층을 물갈이, 탈 DJ.탈 호남화해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옥두 의원도 "당원 의사를 고려치 않고 바깥에서 신당을 거론하면서 수로 밀어붙이려는 계획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류가 이처럼 한 목소리로 신당 반격에 나선 것은 본격적인 세 대결 국면에 대비한 포석이다. 당무회의와 의원총회 등에서 격돌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구주류는 신주류의 당 해체 주장이 민주당 지지세력, 특히 호남 민심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고, 韓전대표의 선언으로 신당행을 저울질하던 중도성향 의원 상당수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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