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art] 강서 마을 방화동 118명 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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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마을 위 스타트센터에서 요가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오종택 기자

경식(9.가명)이의 얼굴이 부쩍 밝아졌다. 경식이는 어머니가 가출한 뒤 실의에 빠져 있는 아버지 곁에서 외톨이로 지냈다. '엄마 없는 애'라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 안에만 박혀 있기 일쑤였다. 아버지가 외출할 땐 종종 저녁을 거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외롭지 않다. 강서 위 스타트 마을에 마련된 방과 후 교실 때문이다.

이곳에선 위 스타트센터 교사들과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경식이를 반갑게 맞아준다. 아동도서관이 있어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즐길 거리도 잔뜩 있다. 최근엔 요가를 배우는데 묘하게 몸을 꼬는 친구들과 서로 마주보며 깔깔 웃다가 강사에게 혼나기도 한다. 경식이는 "앞으로 컴퓨터를 열심히 배워 빌 게이츠 같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위 스타트 방과 후 교실에는 현재 경식이와 같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 자녀 67명(초등학생)이 4개 반으로 나뉘어 공부하고 있다.

강서 마을 위 스타트센터 정현경 팀장은 "강서 마을엔 다른 지역에 비해 장애인 부모가 많아 어린이들이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며 "위 스타트 사업이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크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스타트 마을로 지정된 강서 마을은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의 절반(49%.748가구)이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일 정도로 가난한 곳이다. 주민 중 장애인도 750명이나 된다. 이곳의 12세 이하 어린이는 118명(취학 전 아동 포함)으로 모두 위 스타트 사업의 지원을 받는다.

강서 마을의 위 스타트 어린이 지원은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3층에 마련된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학습 지원은 물론 특기를 하나씩 개발해 주기 위해 논술.체육.정보기술(IT).미술 등을 가르친다. 또 지역 내 학원과 중.고.대학생과의 학습 지도 연계를 통해 개인별 수준에 맞는 맞춤식 개별 학습 지도도 병행한다. 이와 함께 박물관 견학, 문화 예술공연 관람을 통해 문화 욕구도 충족시켜 줄 계획이다. 지역 내 병원.한의원과 연계해 무료 건강검진을 하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어린이는 치료까지 해줄 예정이다. 강서 위 스타트 마을은 지역 내 병원.기업.학교.교회 등을 연결한 복지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황종성 관장은 "위 스타트 마을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지역 내 사람들이 '우리 마을 어린이는 우리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윤 기자<hjyu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강서 위 스타트 마을

-인구:4606명

-12세 이하 지원 대상 어린이:118명

-특징과 선정 사유:수도권의 장애인과 철거민이 입주한 영구임대아파트,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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