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닭고기업체 인수하겠다" 마니커 한형석 회장 20돌 맞아 공격적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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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생산업체 마니커의 한형석(56.사진) 회장에게 올해는 무척 힘든 한 해였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 때문이다. 이달 들어 약간 회복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10~11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가량 줄었다. 하지만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마니커의 미래에 대한 그의 전망은 밝다. 한 회장은 "2010년 매출 5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매출은 약 2000억원. 5년 남았는데 무리한 목표 아니냐고 묻자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예로 볼 때 닭고기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고 난립해 있는 중소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마니커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7년부터 닭고기 포장이 의무화되면 브랜드가 더 중요해 진다"며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브랜드력이 약한 중소 닭고기 업체를 인수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마니커는 앞으로 닭 꼬치 등 가공육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은 가공육 분야 매출이 전체의 15% 수준이나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주부들이 가정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뼈를 제거한 닭고기와 간편히 데우기만 하면 되는 닭요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을 생산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공장 부지 마련 등을 위해 북측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고 조만간 평양에 '마니커' 광고판을 부착한다"고 밝혔다.

계육협회 회장인 그는 닭고기 관련 단체들과 함께 앞으로 AI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주요 업체들이 AI보험에 가입하고 30억원을 모아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한 회장은 "AI는 닭의 질병이지 사람의 질병이 아니다"고 말했다.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설계사로 일하던 한 회장은 1985년 대연식품이라는 닭고기 업체를 창업했고 98년 사명을 마니커로 바꿨다. 마니커는 하림에 이어 국내 2위의 닭고기업체다.

글=염태정,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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