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노인 67% 치료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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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적게는 52만명, 많게는 1백8만명(남성 44만명, 여성 64만명)이 당뇨병 환자다. 이중 72만명(67%) 가량은 적절한 치료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아주대 의대 조남한(예방의학)교수가 한 지적이다.

한림대 의대 유형준(내과)교수는 이날 "노인이 당뇨병에 많이 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결과"라며 "운동을 꾸준히 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약(일부 이뇨제)을 복용하지 않고, 비만을 예방하면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의 관리.치료는 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근본적인 원리에선 차이가 없다. 그러나 노인 당뇨병 환자는 각종 기능장애.질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적절한 조력자가 필요하고 재정적 어려움.고립감.우울증.치매 등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환자와 구별된다. 병에 대한 지식을 배울 기회도 적다.

노인 당뇨병 환자 10명 중 4명은 신체 기능 장애.인지 장애.시각 장애 등으로 약을 복용법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 당뇨병 치료의 기본도 식이요법이다.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조용욱 교수는 "노인들은 일생 동안 굳어진 식사습관을 고치기 어렵고 미각.후각 등의 장애로 식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며 치아장애.소화장애.재정적 문제로 식이요법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며 "그러나 노인 당뇨병 환자의 50%는 식이요법만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75세 이상의 노인이 체중감량을 위해 식이요법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 당뇨병 환자는 활동량을 10%만 늘려도 상당한 병의 호전을 볼 수 있으나 노인이 된 후 운동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신중을 요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운동부하 심폐기능 검사.망막 검사.신경계 검사.관절 기능 검사 등 철저한 사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했다.

박태균 기자

<노인에게 당뇨가 흔한 이유>

-신체 활동이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혈당이 증가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

-노인용 약 일부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심장병.비만.고혈압 등 당뇨병과 연관된 질환을 많이 갖고 있다

자료=한림대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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