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힌 대통령 위기 헤쳐나갈 해법 찾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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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25일 경남 저도에 있는 군 휴양시설인 '청해대'에서 2박3일간의 휴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날 청해대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盧대통령은 오후 3시30분쯤 상경했다. 윤태영(尹太瀛)청와대 대변인은 "일상적인 상황보고서야 받아보겠지만 盧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며 "휴식만 취하면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대통령직 못 해먹겠다"고 한 그가 과연 취임 1백일도 안 돼 만난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지와, 자신이 관련된 생수회사와 친형 건평씨의 땅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정리했는지에 집중된다.

이와 관련, 盧대통령은 두 가지 주요 일정을 갖고 있다. 먼저 27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다.

신.구주류 간 다툼이 복잡한 상황에서 盧대통령이 신당문제 등에 대해 명시적 언급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내분상황이나 나라종금 수사 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정치자금 문제 등에 대해선 언급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 다음은 대통령의 취임 1백일이다. 6월 4일이 그 날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이날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를 하거나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기자간담회를 할 경우엔 관련 질문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과거 盧대통령은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의원이 자신의 숨겨진 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金의원이 찾아내면 거저 주겠다"고 받아친 바 있다.

평소 정면돌파식으로 난국을 타개해온 盧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들 문제 역시 정면대응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청와대는 섣부른 대응이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고심 중이다.

동요하는 기존 지지층에 대해 盧대통령이 어떤 자세를 취할지도 관심이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 비서실장은 "盧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고,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중"이라며 "그러나 불법적 집단행동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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