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김상혁 음주운전 '덜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뺑소니 사고를 내고도 11시간 만에 경찰에 출두해 비난을 샀던 댄스그룹 '클릭B'의 김상혁(21)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를 재조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가 뺑소니 사고를 낸 11일 오전 7시30분 이전에 술(양주 세 잔과 청하 네 잔)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직접 측정이 불가능할 때 음주량과 시간 경과 등을 고려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해 김씨가 혈중 알코올 농도 0.071%인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운전면허 100일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김씨의 음주운전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던 경찰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하루가 지난 12일 밤이 돼서야 추가 조사를 벌여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건 당일에는 김씨가 술을 마신 주점의 종업원으로부터 진술서조차 받지 않았고, 김씨의 미니홈피에 친구가 "함께 술을 마시다 걸렸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을 제보하는 등 네티즌의 의혹이 커지자 본격적으로 재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더욱이 경찰은 사고 직후 "무릎을 치고 달아났다"는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이를 단순 물적 피해 사건으로 접수했다가 이날 오후 피해자가 진단서를 제출한 뒤에야 인적 피해 사실을 추가했다. 네티즌들은 술을 마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두를 미루는 김씨를 즉각 체포하지 않은 경찰의 안이한 초동대응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 때문에 재수사를 한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부상이 크지 않고 달아날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했다"며 "검찰에 신병지휘를 건의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술을 마셨으나 운전할 당시에는 술이 깬 상태였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다"며 경찰이 밝힌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손해용.김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