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수타고 사스 '범람'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여름철에 늘 발생하는 중국 남부지역의 홍수가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을 중국에서 다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베이징(北京)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밥 디에츠 대변인은 연례적으로 발생하는 중국 남부의 여름철 홍수가 하수구를 범람시켜 이곳에 잠복해 있는 사스 바이러스들이 주민들에게 옮겨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사스가 만연한 홍콩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감염된 뒤 사스 바이러스가 하수구를 통해 급격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사실에 비춰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사스 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따라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체 외부의 환경과 사람의 배설물에서도 최고 4일 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다.

중국은 매년 여름철에 양쯔(揚子)강 유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옥 수만 채 이상이 오염된 하수에 침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홍수 피해가 가장 극심한 후난(湖南)성은 21일 오후 현재 9개 시와 42개 현(縣)에 홍수 피해가 발생해 이재민이 3백80만명에 달했으며 사망자는 34명이다.

홍수로 인해 가옥 1만6천여 채가 무너졌으며 3만5천 채의 민가가 피해를 보았다. 후난성 안의 샹수이(湘水) 유역 일부 측정지점의 수위는 지난해 최고 수위에 비해 가장 높게는 3.4m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홍콩.중국의 사스 감염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뒤늦게 사스가 퍼지고 있는 대만은 22일 신규 감염자수가 65명에 달해 하루 증가폭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만의 사스 환자는 모두 4백83명으로 늘어났으며 사망자수는 8명이 추가돼 모두 60명으로 집계됐다.

WHO는 대만에서 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21일 수도 타이베이(臺北)에 국한했던 여행 자제 권고 범위를 대만 전역으로 확대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