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소리바다 운영자 형사 책임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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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음반을 사기 전에 맛보기로 들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비싼 음반을 사고 후회한 적이 종종 있다. 소리바다를 통해 음반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아볼 수 있어 좋다. 사실 음악 애호가들은 MP3 음질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좋은 곡은 음반을 사서 듣게 된다. 오히려 잘 만든 음반은 무료 샘플로 광고효과를 볼 수 있어 더 이익을 볼 수 있다. 소리바다는 음반 CD를 통째로 복사해서 파는 곳이 아니다.

▶운영자에게 형사책임을 묻는다고 해도 단기적인 눈가림에 불과하다. 좀 더 근본적으로 따진다면 음반이라는 것도 결국 원본인 가수의 음성을 복제한 것이다. 이런 복제품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복제되게 마련이다. 결국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를 키우고 홍보비를 대폭 축소해 음반 가격도 합리적으로 낮추는 게 중요하다. 사고 싶은 음반, 꼭 듣고 싶은 음악이 없는 한 제2, 제3의 소리바다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1차 공판에서 패소한 이후에도 소리바다는 건재하다. 이것은 네티즌들에게는 하나의 권리다. 형사책임을 묻기 전에 새로운 문화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리바다가 있어도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은 구입하고 콘서트에도 간다. 반대로 소리바다가 없더라도 좋아하지 않는 가수의 앨범은 구입하지 않는다. 음반의 질과 가수의 역량이 문제지, 소리바다의 존재 자체가 음반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MP3가 음반 관련 산업을 어느 정도 축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규제를 한다고 해서 음악파일 공유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음반 기획자나 사업자도 법적 대응만 할 게 아니라 인터넷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연구하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