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산업 도둑 미서 「배일」서적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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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에서는 최근 일본의 경제력과 산업을 신랄히 비판하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돼 IBM산업스파이사건이후 미국내에서 일고있는 반일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종래의 「불가해한 일본인」「불공정한 주식회사일본」이라는 약간은 온건한 대일관에서 벗어나 「미국의 식민지화를 노리는 일본인」「다시 세계제패의 야망을 불태우기 시작한 일본」 이라는 신랄한 시각으로 한 걸음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작년말에 출간된 『겐세이』(검성)란 책을 들수있다. 저자는 모건 개런티 트러스트은행의 부사장이있던「스티븐·슈로스타인」씨로 일본에서 6년간 생활한 적이 있는 일본통. 저자는 이책이 소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내용은 일본을 「산업도둑」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일본 마쓰사까전기의「후꾸다」부장은 미국방성이 개발한 신형전자무기의 부품「256K·광학반도체」를 훔쳐내 일본방위성에 제공한다. 일방위성은 이것을 이용해 미사일유도시스팀을 개발, 뉴욕·모스크바·북경을 사정거리에두는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소련에 대해서는 북방영토의 반환을, 미국에 대해서는 미일안보조약의 개정을 요구한다는 줄거리다.
이에이어 출간된 『일본의음모』라는 책은▲오늘의 일본경제가 모두 구미제국을 속이고 훔치고 모방한 덕택으로 독자적인 기술·발명품은 하나도 없다▲일본정부는 국제법을 무시한채 모든 불공정수단을 동원해 산엄계와 일체가 되어 미국을 공격하는데 힘을 기울여 왔다▲그것은 70년대 컬러TV의 조직적 덤핑으로 시작돼 반도체, 나아가 첨단기술에 관한 미일마찰로 방전하고 있다는 요지로 일관하고 있다.
저자인 「마빈·울프」씨는 이책이 『미국정계·재계의 광범한 증언을 근거로 했다』면서 일본을「경제전체주의국가」라는 용어로 정의하고는 『일본이 현재의 불공정한 태도를 계속 보이고있는 이상 미국은 대일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곧 출간될 예정인 『무역전쟁』이라는 논픽션물은 제1장부터 『자그마한 황색인종들』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인을 비하하고있다.
이밖에도 『놀라운 경쟁』,『제5세대컴퓨터』등 미일간의 기술경쟁을 다룬 책들도 적지않다.
이같은「배일」출판물의 연속적인 등장이 군사동맹등의 분야에서 호전되고 있는 미일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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