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12월 1일부터 낮방송 … 역시 재탕·삼탕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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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공개된 편성표에는 드라마 등 인기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9일 방송위원회가 지상파 TV의 낮 방송을 허용한 뒤 케이블 업계 등은 "평일 낮 방송은 결국 재탕.삼탕 편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방송위는 오락프로그램에 대해서만 '확대되는 방송시간의 30% 이내 편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재방송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재방송 편성은 KBS-2TV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KBS는 2TV에서 오전 11시부터 방송되던 교양 프로그램 '주부, 세상을 말하다'를 1TV로 옮기고, 그 시간에 '드라마 스페셜'(월.화)과 '화제의 드라마'(수~금)를 내보낸다. 각각 드라마 '황금사과'와 '부모님전상서'를 재방송할 예정이다.

또 월~금요일 오후 1시30분부터는 '인간극장'을 재방송한다. 오후 2시50분~4시에는 '상상플러스' '비타민' '스펀지' '스타골든벨'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 등을 요일별로 재방송하는 '2TV 스페셜'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KBS 편성기획팀 관계자는 "드라마 재방송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방송으로 내보내는 만큼 소외계층의 방송접근권 보장 차원에서 편성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면해설 방송은 별도 수신기를 설치하면 화면 설명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MBC도 드라마 재방송 시간대를 마련했다. 월~금요일 낮 12시50분부터 70분간이다. '결혼합시다'(월.화), '비밀남녀'(수.목), '베스트극장'(금) 등을 재방송할 계획이다. MBC 역시 "드라마 재방송은 장애인 협회에서 요구한 화면해설 방송"이라고 밝혔다. 또 수요일 오후 3~4시에는 '꼭 한번 만나고 싶다'가 재방송된다.

SBS는 재편집 기법을 사용한다.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재편집해 각각 '스타 다큐 스페셜'(월~금 오후 3시) '브라보 웰빙 라이프'(월~금 오후 3시30분)로 내보낼 계획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드라마 등 인기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타 방송사가 새로 만들어 내보내는 교양.정보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높을 게 뻔하다"며 "내년 봄 개편 때는 낮 방송의 재방송 편성 비율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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