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가계부채엔 눈 감고 수출경쟁력만 중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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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의 확대간부회의에선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 한 달간 담보대출이 4조2000억원 늘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 전세값 폭등과 월세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현실을 고려한 것이냐”라며 “내수 경제가 붕괴돼가는 위기상황에서 '수출경쟁력 강화가 최선'이라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식에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 의원도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마당에 정부는 대기업의 수출경쟁력만 생각하고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난은 왜 걱정을 안하느냐”고 비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네 번째의 금리인하인데, 문제는 우리 경제가 찔끔찔끔 내리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기엔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계가 위축돼 돈을 풀어도 장롱에서 잠을 자고 있고,조삼모사 부동산 정책으로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다”며 “위축된 가계와 기업이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대표는 1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3자 회동과 관련, “우리나라의 경제와 민생에 관한 저와 우리 당의 생각을 (박 대통령에게)말씀드릴 것”이라며 “각자 자기의 말만 하고 끝나는 그런 회동이 돼선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우리 경제와 민생이 심각하게 어렵고 또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과 함께,서민과 중산층의 가계 가처분 소득을 높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그런 인식만큼은 함께 공유하고 확인하는 회동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많은 합의가 아니고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는 그런 회동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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