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뛰었지 … 증시, 속도 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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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달 들어 거침없이 오르던 주가가 29일 모처럼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21일 연속 상승 행진을 접고 7.42포인트 내렸다. 코스피지수도 닷새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털어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특별한 악재는 없지만 너무 급하게 올라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정 폭의 조정을 거쳐 바닥을 다지는 게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짧은 시간에 많이 올랐다=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8일 1140.72포인트에서 이달 28일까지 153포인트(13.4%)가 올랐다.

올 한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44.4%)의 40% 가량이 최근 한 달 새 오른 것이다. 코스닥 지수는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이달 들어서만 21%가 급등했다. 매일 1%씩 오른 셈이다. 그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가 커진 상황이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는 1300선 돌파, 코스닥 지수도 사상 최장 상승 랠리라는 전례 없는 강세장에 대한 시장의 부담이 누적돼 왔다"고 말했다.

◆과열 우려도 커져=짧은 기간 많이 오르자 시장이 과도하게 달궈졌다는 지적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은 20일 투자 심리도가 이틀 연속 100을 웃도는 등 과열 징후가 뚜렷하다"며 "따라서 코스닥에서 개별 종목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매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과열 여부를 재는 지표인 투자 심리도는 보통 25~75 사이를 정상으로 본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위원은 "최근 급등으로 증시의 기술적인 지표들이 대부분 나빠져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수 1300 돌파를 위해서는 강력한 계기나 호재가 필요하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조정의 폭과 깊이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세계 증시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단기간 내에 꺾일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12월에는 소폭 조정을 거치겠지만 내년 초엔 올 4분기 기업 실적을 재료로 탄탄한 실적 장세가 다시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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