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중이온 빔 인출·전송·진단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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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만든 중이온빔 인출 및 분석장치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중이온 빔의 인출ㆍ전송ㆍ진단에 성공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지난해 개발한 28㎓ 초전도 전자싸이클로트론(ECR) 이온원을 이용해 중이온 빔을 인출ㆍ전송ㆍ진단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이온은 산소(O)ㆍ아르곤(A) 등의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고 남은 무거운 이온을 가리킨다. 이를 가속시킨 뒤 다른 물질과 충돌시키면 희귀한 동위원소를 만들 수 있다. 암 세포를 공격하는 등 의료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CR 이온원은 이런 중이온을 만들어 가속기에 넣어주는 장비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지난해 8월 미국ㆍ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28㎓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초전도 ECR 이온원을 개발했다. 이어 만든 중이온을 분석ㆍ전송ㆍ진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ECR 이온원의 성능을 테스트한 것이다. 그 결과 산소는 최대 70 keV, 아르곤은 최대 160 keV의 중이온빔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미국ㆍ일본과 같은 사양의 이온원 국산화에 성공해 앞으로 중국ㆍ유럽 등 세계 가속기 시장 진출이 기댄된다”고 밝혔다.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개발 중인 초천도 ECR 이온원도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개발한 것과 같은 사양이다. 연구원 측은 “IBS와 선행기술 개발, 노하우 등을 공유해 공동연구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중이온가속기 관련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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