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 법무장관 클라크 후세인 변호인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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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28일 낮 재개됐으나 곧 휴정됐다. 다음 재판은 12월 5일 열린다.

리즈가르 모하메드 아민 주심 판사는 특별법정에서 "후세인 측 변호인단 중 죽임을 당한 2명과 다른 나라로 망명한 1명을 대신할 변호사를 구할 시간을 주기 위해 휴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변호사는 후세인과 측근 7명에 대한 변호를 맡았다가 시아파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됐다.

후세인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19일 처음 열렸으나 곧바로 휴정돼 6주 만에 열렸다. 후세인 등은 1982년 바그다드 북부 두자일의 시아파 주민 집단학살 혐의로 기소됐다.

양복 차림의 후세인은 이날 법정에 나오자마자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아 미군의 계호를 받으며 수갑과 족쇄를 찬 채 코란을 들고 4층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수감생활 중 펜과 종이를 압수당한 상황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판사로부터 이를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다시 법정에 선 후세인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측근 7명(철창 안)에 대한 재판이 28일 바그다드의 특별법정에서 재개됐으나 곧 휴정됐다. 다음 재판은 12월 5일 열린다.재판부는 후세인 측 변호인단 중 살해당하거나 망명한 변호사 세 명을 대신할 변호사를 구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재판 일정을 미뤘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변호인단에는 1960년대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람지 클라크(77.사진)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클라크는 특별법정 설치에 대해 "점령군(미군)이 만든 재판소"라며 반대했다. 클라크는 27일 요르단을 거쳐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의 경우 '공정한 재판은 역사적 진실을 규명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에 참여하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는 행위다. 수니파인 후세인과 그 측근들을 돕는 변호사들을 반대파인 시아파가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호인단은 신변 안전과 공정한 재판을 위해 재판정을 네덜란드 헤이그(국제사법재판소) 등 제3국으로 옮겨주도록 요구해 왔다.

거꾸로 후세인을 심판하는 판사와 기소를 맡은 검찰은 수니파의 테러 대상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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