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입은 남자골퍼… 펑크, 소렌스탐과 드라이브 내기서 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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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레드 펑크(49.미국.사진)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리올로지 골프장에서 벌어진 메릴린치 스킨스게임에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드라이브샷 거리 내기를 했다가 지는 바람에 치마를 입는 망신을 당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펑크는 소렌스탐에게 전화를 걸어 "한 번이라도 드라이브샷 거리가 (당신보다) 짧으면 치마를 입고 경기하겠다"고 제의했다. 승부보다는 재미 위주의 이벤트대회인 스킨스게임에서 펑크는 관중에게 볼거리를 주기 위해 평소 스타일대로 장난을 한 것이다.

1, 2번 홀에서는 펑크의 샷이 더 길었다. 하지만 3번 홀에서 271야드를 친 펑크는 278야드를 날린 소렌스탐에게 뒤졌다. 소렌스탐은 준비해 온 꽃무늬 치마를 캐디백에서 꺼내줬고 펑크는 약속대로 치마를 입고 경기했다. 펑크는 PGA 투어에서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76%로 2위지만, 비거리는 약 270야드로 최하위권인 대표적 단타자다. 소렌스탐은 "펑크가 치마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해 치마를 준비했다. 그러나 초반(3번 홀)부터 입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펑크는 이날 마지막 9번째 홀에서 7m가 넘는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6개 홀 동안 쌓여 있던 상금 22만5000달러를 차지하며 1위로 나섰다. 타이거 우즈가 7만5000달러를 챙겼고 소렌스탐과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9홀 동안 단 한 홀도 따내지 못했다. 경기 후 펑크는 "치마 입고 퍼트를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아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펑크가 꽃치마 속에 가시를 숨기고 있는지 몰랐다"고 농담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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