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여파 수도관 터지고 때아닌 식수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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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주이상 계속되는 강추위로 전국 곳곳에서 수도관이 터지고 양수기가 얼어붙어 시민들이 한여름보다 더 심한 물난리를 겪고있다. 연일 계속되는 수도관 동파로 시민들은 극심한 물기근을 참지못해 관청에 긴급보수를 요청하고 있으나 인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복구반은 5∼6시간 뒤에나 나타나는 늑장출동이 일쑤고 사설수도업자들은 얼어붙은 수도관 한번 녹이는데 2만∼3만원씩 받는등 횡포를 일삼고 있으나 시민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당할수밖에 없다.

<신고해도 수리반 늑장 출동>
서울시 상하수국에 따르면 강추위가 몰아친 1월한달동안 서울시내에서 신고된 수도사고는 양수기동파 5번6백96건, 가정인입선동파 5백63건 급수관동파 53건등으로 하루평균2백3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신고되지않은 동파사고와 수도관이 얼어붙어 물이 나오지않는 가정까지 치면 수도물이 나오지않아 애를먹는 가정수는 1만여가구에이르며 이는 대부분 서울시와 수도업자들이 수도관을 낮게묻은 날림공사때문이다.
이러한 식수난 속에서도 서울의 수도물생산량은 지난달31일 수도사상 최고인3백47만3천t (시설총량3백67만t의 94·5%)을 기록한것을 비릇, 한달평균 하루 3백40만t으로 나타났으며 2월들어서도 1일3백40만t, 2일 3백30만t, 3일 3백31만t을 생산, 소비했다.
이는 작년여름 하루평균생산량 3백25만9t을 훨씬 웃돌고있다. 수도관계자는 각가정에서 추위로 수도관이 얼어붙는것을 막기위해 수도꼭지를 24시간틀어놓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이로인해 한쪽에서는 하루 25만∼30만t의 물이 낭비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압이 낮아지는 바람에 수도가 얼어붙고 관이터진다.
또 보일러를 쓰는 가정에서는 수압이 낮아져 물이올라가지 않아 물동이로 물을 길어 탱크에 갖다붓는 소동을 벌이는 경우도 많아 고통이 이만저만아니다.
박모씨 (52·여·창천동)집의 경우 지난달31일 하오8시쯤 갑자기 도로상의 수도관이 터져 지하보일러실로 물이 스며들기 시작, 온 가족이 영하15도의추위속에 밤잠을 못자고 양수기까지 동원해 이틀간이나 물을 퍼내느라 고통을 겪었다.
현장에 나온 기동반 3명도 기술진이 아닌 일용인부들이어서 사고원인이나 파손위치를 찾지못해 박씨가족들도 함께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물난리를 겪어야했다.
또 방학1동695의19 10통일대에도 1일하오2시쯤부터 물이 나오지않아 하오5시쯤 도봉구청에 신고를 했으나 『곧 나가겠다』고한 대답과는 달리 하오2시쯤에야 고장수리반이 나와 저녁밥도 제대로 지어먹지 못했다.
화곡3동1047 일대의경우는 수도가 10여일전부터 얼어붙었으나 수압이 약해 녹여도 그때뿐 또다시얼어붙어 아예 녹일 생각조차 못한채 그대로 놔두고 있다.
특히 삼선1동산48일대 20여가구 주민들의 경우 지난해12월부터 물이 나오지않아 하루에도 몇차례씩 성북구청 수도공사과에 신고를 했으나 아무런 조치가없다가 주민들이 집단으로구청으로 찾아가 항의를 하자 수도공사를 하긴 했으나 수도물은 여전히 나오지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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