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뛰니 금 펀드도 ‘금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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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국제 금값이 최근 1온스(31.1g) 당 500달러에 육박하는 등 1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과 관련된 회사 등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의 수익률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에너지.원자재 관련 펀드도 강세다. 국내에서도 이런 해외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변동이 심한 편이고 환율 변동 위험도 있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 관련 펀드도 금값=한국 펀드평가에 따르면 미국 메릴린치가 운용하는'메릴 LIIF 월드 골드A'펀드는 18일 기준으로 1주일 수익률이 5.79%에 달했다. 1주일 실적으로는 외국계 회사가 운용하고 국내에서 판매 중인 135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다. 이 펀드는 금을 비롯한 귀금속 관련 기업의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1994년 설정됐으며 운용 규모가 27억 달러를 넘는 대형 펀드다.

금 펀드의 수익률 상승은 최근 금.은.백금 등 귀금속류의 국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귀금속상품시장(COMEX)에서 22일(현지 시간) 거래된 금선물 가격은 온스 당 492.90달러로 5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백금과 은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애널리스트는 "미국 등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전세계적으로 귀금속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게 금값 폭등의 이유"라며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라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원자재 펀드도 강세=정유나 에너지.천연자원 관련 업체 등에 투자하는 '아멕스 글로벌 에너지 주식 펀드', '메릴 LIIF 월드 에너지A' 등의 수익률도 급상승 추세다. 펀드평가 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에너지.원자재 관련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년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앞서고 있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원유에서 볼 수 있듯 에너지.천연자원의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갈수록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원자재 관련 펀드는 수가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 달러화를 기준삼기 때문에 환율 위험도 있어 개인보다는 주로 법인들이 분산 투자 차원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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