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실] 3. 초등 저학년 학부모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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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희 부산 동주초 교사

책을 읽다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이하는 어머니. 우리 반 다은이가 '우리 가족' 역할극에서 연기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다은이 어머니는 평소 독서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왔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서점에 함께 가서 책을 골라줘요. 무조건 고르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나온 권장목록과 교과 관련 도서목록을 참고해서 일년 동안 읽을 책을 아이와 함께 결정하죠. 서점에서 읽기도 하고, 사 주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오랫동안 서점에 앉아 있으면 아이는 금방 지루해할까봐 점차 시간을 늘려갔어요."

다은이 어머니가 말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독서지도법이다.

체계적인 독서 지도를 하려면 먼저 자녀가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과 시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독서 행사에 자주 참여함으로써 저절로 책을 가까이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곳이 서점이든 저녁 식탁이든 인터넷이든 상관없다. 그 방법이 그림, 극본, 신문 만들기 등 체험활동이어도 좋다.

유경이네는 매주 토요일 저녁을 '영상으로 만나는 그림책' 시간으로 정했다.

가족 축제일에는 노래 자랑 대신 독서 발표를 하고, 매달 마지막 일요일엔 독서달력을 만든다.

혜진이네는 매일 저녁을 먹고 10분씩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메일로 주고 받는다. 윤정이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독서 감상화 그리기, 동화 뒷이야기 이어 말하기, 책 읽고 생각나는 낱말 적기 등을 자주 한다고 한다.

독서의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 특히 글을 읽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독서 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학부모로서 내 자녀에 맞는 맞춤형 독서 지도 방법을 빨리 찾아서 실천하도록 하자.

두 손에 책을 드는 순간, 가슴에는 꿈을 이루는 한 알의 씨앗이 심어지기 때문이다.

하승희 부산 동주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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