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따낸 점수보다 전국 몇등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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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4학년도 대학입학시험 수험생들은 이제 오랜 장정(장정)을 끝내고 결전의 고비에 섰다. 3년동안 쌓아올린 내신등급과 있는 힘을 다해 따낸 학력고사성적에 비추어 손해보지 않으면서 영광스런 합격을 쟁취해야하는 시점에 선것이다.
대학입학학력고사와 고교의 내신등급만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현행입시제도에서는 한장의 원서로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선택하느냐가 지금까지 얻어낸 내신등급과 학력고사성적 이상으로 증요하다. 대학과 학과를 얼마만큼 잘 선택하느냐에 결전의 성패가 달렸다고 할수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적을 과신한 나머지 합격선에 미치지못하는 학과에 상향지원하게되면 낙방의 고배를 마시게되고 그렇다고 지나친 안전지원은 불만스런 합격으로 끝나게된다.
결국 수험생들은 확실한 기준을 갖고 그 척도에 자신의 위치를 비추어보면서 정확한 선택을 할수있는 지혜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확실한 기준이란 문교부가 발표한 1점단위 점수대별 전국수험생의 득점누가분포표일수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해 임시전문기관이 작성한 지원기준표 역시 하나의 기준일수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뿐 1백%의 합격을 보증하는 확실한 기준은 아니다.
이번 고사의 결과처럼 지난번과는 전혀 다른 득점분포가 나온 상황에서는 득점누가분포표는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의 지원대학 학과별 합격선이 그대로 통용되는 기준일수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수험생의 득점누가분포표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 합격가능선도 누가분포표로 점치는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수있다.
가령 인문계열에서 가장 합격선이 높은 서울대법대의 경우83학년도 입학전형결과 최저합격선이 3백17점(내신1등급)이었다고해서 이번학력고사에서도 3백17점을 얻어야 합격하는 것은아니다.
지난해 인문계열에서 3백17점을 얻은 수험생은 같은 계열 전국등위가 6백82에 불과하지만 올해처럼 3백점이상 고득점자가 지난해의 절반가까이로 떨어진 상황에서 3백17점은 2백35등 이내에들고있다.
지난번과 같은 경쟁을 벌인다고해도 6백82등안에 드는 인문계 수험생의 학력고사점수는 3백12점. 따라서 3백12점이면 합격권에 드는 것으로 예상할수있다.
서울대법대가 합격선이 가장 높은 학과라고해서 모집인원 3백64명만을 고려, 3백64등위안의 수험생만 합격할수있는것이 아니란사실도 유의할 필요가있다. 누가분포표를 잘못읽고 지난해 인문계열에서 그범위안에 드는 3백20점이상의 수험생만 지원했다면 이는 선택을 그만큼 잘못한 것이다.
이는 중하위권 학과에서도 마찬가지다. 83학년도의 경우 4년제 대학 입학인원 20만2천3백97명에 해당하는 등위의 점수가 2백14점으로 나타났지만 국립종합대에서조차 합격선이 2백점을 밑도는 학과가 많았던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84학년도 4년제대학 모집인원은 모두 20만6천3백72명 전기에 16만6천8백22명, 후기에 3만9천5백50명을 모집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4년재 대학 모집인원 안에 드는 학력고사점수는 2백5점, 전기대는 2백14점이 돼야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은 점수가 대학의 관문을 뚫을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한다.
이번의 득점누가분포표에서 수험챙들이 빠뜨리지 말아야할 점은 3백점이상의 고득점층이 지난해보다 엷어진 반면 l백70점안팎의 중하위층이 훨씬 두터워졌다는 사실이다. 또 여학생의 득점분프가 지난해에 비해 특히 나빠졌고 인문계에 비해 자연계수험생의 득점분포도 현저히 낮게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는 여자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하향지원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소지를 안고 있다.
지난해에는 3백점이상이 6천3백78명으로 고득점사태가 나 수험생들이 들뜬 기분에 약간의 상향지원추세도 보였으나 점수가 저조한 이번 입시에서는 지방출신수험생의 대거상경현상은 없을것으로 예상돼 지방대학이 상당히 붐빌것같다.
어쨌든 수험생들은 원서를 작성하는 최종순간까지 담임교사와 누가분포표를 놓고 계열별·남녀별석차를 검토하면서 합격가능한 희망대학의 학과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한다. 이때 입시전문기관이 작성한 지원기준표도 참고자료로 활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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