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중공" 숙원, 청소년들이 실현|미완의 재목들 대기로 길러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한국탁구가 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여자단체전 우승이래 최대의 경사를 맞았다.
한국은 24일 (한국시간)바레인 주펠체육관에서 폐막된 제1회 아시아 청소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세계최강인 중공을 실력으로 압도함으로써 한국탁구의 숙원인「타도 중공」의 목표를 달성했으며 스포츠 외교면에서도 한국탁구의 우수성을 과시, 세계강호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한국은 당초 실력면에서 중공에 한수 아래로 보고 북한·일본에 촛점을 맞추었으나 이정학(부산광성공고) 유남규 (부산남중) 이계선 (이일여고) 최윤희 (부산선화여상) 등 신예들이 의외로 선전.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둠으로써 중공에 대한 콤플렉스를 벗어나 86년 아시안게임 및 88년 서울올림픽에 밝은 전망을 안겨준 것이다.
특히 남자의 경우는 비록 주니어대회이기는 하지만 사상처음으로 일본과 중공을 꺾음으로써 한국남자탁구도 세계정상을 넘볼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안겨주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에서 성과는 지난79년 회장에 재취임한 최원석회장의 막대한 투자와 탁구인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따른 결과로 『투자와 성과는 비례한다』는 철칙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이다.
최회장은 취임과 함께 아시아무대에서의 고립을 탈피키 위해 총예산 10억원을 들여 80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국제오픈대회를 창설, 30∼40여국을 초청함으로써 스포츠외교에 큰 역할을 해냈으며 매년3억∼5억의 예산을 투입, 국가대표는 물론 주니어선수들을 각종 국제대회에 파견, 경기력 향상을 도모해왔다.
탁구협회는 12년만에 아시아탁구연합 (ATTU) 의 공식대회에 처음 출전한다는 점을 감안, 1년여동안 용인탁구전용체육관에서 강훈을 가졌으며 대만에도 한달동안 전지훈련을 쌓아 충실한 전력을 다지고 이번 대회에 임했다.
그러나 이번대회의 결과만을 놓고 한국과 중공탁구의 수준을 비교할순 없으며 결코 우위에 올라섰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주니어대표들이 김완 김기택 윤경미 양영자 등 국가대표들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울라와 있으나 중공은 시니어에 비해 현격한 수준차를 보이고 있다.
남자의 왕호 손건위 여자의 주연 진자하 등은 스칸디나비아오픈대회에 참가했던 국가대표인「판창마오」 「셰사이커」 「통링」 「따이리리」 「차오즈민」 등에 비해서는 기량면이나 경기운영에서 훨씬 뒤지는 선수들이었다.
중공은 일단 시니어에 올라서기 전까지는 고도의 기술보다는 체력과 기초에 치중함으로써 이번 대회에 출전한 주니어들은 아직까지는 경기운영과 정확도에서 미숙한 점을 보여준 것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중공의 주니어선수들은 기량면에서는 한국에 뒤떨어졌지만 남자의 경우는 거의 180cm에 육박하는 장신선수였으며 여자선수들도 l65cm이상의 선수들이어서 결코 유럽에 비해 체력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러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86년아시안게임과 88년서울올림픽에 대비, 중·고선수들을 중심으로한 집중투자와 장기계획을 수립, 유남규·최윤희등과 같은 유망주를 발굴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토대로 주니어가 아닌 대표선수끼리의 격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개발과 함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한다.
주니어의 통쾌한 승리가 시니어로 이어질수는 있도록 대표선수들의 분발이 있어야겠다. 【임병태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