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레전드' 설기현, 현역 은퇴…성균관대 감독 맡았다

중앙일보

입력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설기현(36·인천)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설기현의 소속사인 지센 관계자는 3일 "설기현이 성균관대로부터 감독직 제안을 받았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성균관대가 2002년 월드컵 레전드 출신인 지도자를 원했고, 그 과정에서 설기현에게 최근 제안이 들어왔다. 고심 끝에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리그 선수 등록을 한 상황이었던 만큼 전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설기현의 의사를 존중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3일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으로부터 감독 임명장을 받은 설기현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현역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강릉상고-광운대를 나온 설기현은 2002년 한·일월드컵 전설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당시 16강 이탈리아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2분 동점골을 터트려 팀의 2-1 역전승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도 나섰던 설기현은 A매치 82경기 19골을 기록했다. 또 2000년 벨기에 앤트워프로 건너가 10년동안 유럽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벨기에 로열 앤트워프·안더레흐트, 잉글랜드 울버햄프턴·레딩·풀럼,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등을 거친 뒤, 2010년부터 다섯시즌동안 K리그 포항·울산·인천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허리 통증 등 부상으로 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고액 연봉에도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많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구단에 미안함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설기현은 1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것을 전제로 올해는 감독 직무대행을 맡는다. 설기현의 은퇴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2002년 월드컵 대표팀 출신 선수는 김병지(45) 현영민(36·이상 전남) 김남일(38·교토상가) 차두리(35·서울) 이천수(34·인천) 등 5명으로 줄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