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탈춤 배우는 주부들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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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봉산탈춤을 배우려는 주부들이 많아지고 있다.
봉산탈춤은 황해도 여러 고장에서 추어오던 탈출의 하나로「해서탈춤」의 대표격. 70년대 대학가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붐은 최근 자녀와 함께 강습을 받으러 오는 주부들까지 생겨나는 새 경향을 보인다.
주부들의 봉산탈춤 붐이 처음 입증된 것은 지난3월 봉산탈춤보존회 (이사장 김기수) 가 일반인을 위한 실기강습특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부반을 선설했을때. 주3회 1개월 과정의 이 기초반은 당초30명 정원이었으나 신청자가 예상외로 크게 몰려 1백여명이 넘자 부랴부랴 3개반으로 늘려 강습회를 갖기까지 했다.
이회가 지난 여름방학기간중 어린이 기초강습반을 신설했을 때도 l백여명이상이 몰려들었는데 이때도 주부들이 국교생 자녀를 직접 데리고와 함께 동작을 익히는 이들이 많았다.
봉산탈춤을 배우러 찾아오는 주부들은 30대가 주류. 40, 50대도 가끔 있다. 이처럼 주부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봉산탈춤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이사장은「70년대 대학가를 휩쓸었던 탈춤 붐의 영향과 최근 탈춤이 건강에 좋다는 소문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5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월남한 몇몇 연희자에 의해 재현됐던 이 탈춤은 대중보급을 위해 봉산탈춤보존회가 71년부터 대학가를 파고들어 대학생을 지도하기 시작했던 것.
그당시 대학 탈춤반에 직접·간접으로 관계했던 사람들이 주부반이 생겨나자 찾아온 것으로 그는 보고있다. 또 한 이유는 에어로빅붐이 식어가멱서 이것이 탈춤으로 옮겨왔다는 것.
봉산탈춤은 춤이 주가 되고 여기에 몸짓·동작·재담과 노래가 따르는 형식으로 특히 다른 춤에 비해 뛰는 동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어느 운동 못지 않게 운동량이 많아 신체단련에 좋다는 소문이 나게 된 것. 그는 최근엔 탈춤을 추면 살이 빠지느냐고 문의해오는 주부들이 많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주부특강에서 기초를 익히고 연구회원으로 계속하고 있는 박상아씨 (주부·서울동작구상도동) 는『대학시절 보았던 탈춤공연이 생각나 특강수강을 하게 됐다』고 말하고『다른 어떤 취미생활보다도 전통문화를 익힌다는 데서 오는 자부심이 크다』고 얘기한다.
주부특강에서 기초를 익혔던 김영숙씨 (주부·서울강남구서초동) 는 『탈춤을 5∼10분만 춰도 애어로빅을 30분 한 것 같이 땀이 난다』 면서 『전통적인 우리가락도 익히고 운동도 되니 일석이조』라고 말하기도.
그러나 이같은 주부들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르칠수 있는 곳이 한정돼있어 재대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있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봉산탈춤을 가르치는 곳은 봉산탈춤보존회 실기강습이 전부.
실기기초강습기회가 이처럼 적은 것은 강사진의 부족이 그 원인. 무형문화재로 지정 받지 못한 사람은 모두 아마추어로 머무를 수밖에 없어 따로 생업을 가져야하는 현실이어서 연구자 지도에도 밤시간을 이용해야하는등 고충이 많다.
김 이사장은 『주부들의 탈춤에 대한 관심증대는 체험을 통한 바른 애호의식을 길러주는 좋은 기회이나 이를 다 소화시키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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