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폭격장치 빠져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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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실전 배치될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 F-15K가 도입돼도 정밀영상위치제공 지형정보(DPPDB:Digital Point Positioning Data Base)가 없어 초정밀 폭격에 곤란을 겪을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당국이 F-15K 도입 과정에서 합동직격탄(JDAM) 등 초정밀 유도무기에 표적의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는 DPPDB와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인 레인드롭시스템(RainDrop System)이 빠져 있는 것을 뒤늦게 알고 지난해 11월 미 국방부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DPPDB는 원칙적으로 외국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지만 한국 공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청 서한을 작성하는 데 도와줄 수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달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DPPDB의 판매 요청을 안건으로 올리려고 했으나 본격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다른 군 관계자가 말했다. DPPDB는 미 국무부가 관리하는 수출통제 제한품목이어서 허가가 제한된 국가에 수출하려면 당사국의 강력한 요청과 미 국방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1970년대 미국으로부터 군사원조를 받을 때 만들어진 무기수출통제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신 유도폭탄 JDAM은 F-15K가 북한군의 장사정포가 배치된 동굴진지를 파괴하는 핵심 무기체계 중 하나다. 그러나 지형 정보가 없으면 최첨단 F-15K 전투기도 JDAM으로 북한군의 장사정포가 배치된 동굴진지를 파괴하기가 쉽지 않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JDAM에 DPPDB를 적용하면 1m의 오차범위로 동굴진지를 정확하게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보가 지원되지 않으면 오차가 10m 가까이로 커져 동굴 파괴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다. F-15K는 대당 가격이 1000억원가량으로 올해부터 2008년까지 총 40대가 도입된다.

◆ DPPDB는=군사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에 따르면 미 국가영상지도국(NIMA)이 70년대 베트남전 중 미 공군의 B-52와 F-111에서 정밀항법 유도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다가 95년 IT 발달에 따라 디지털로 전환시켰다. 3차원 지형데이터에 각종 건물 등 지상 구조물 데이터를 통합해 매우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 데이터와 미군용 GPS를 결합하면 수십km 밖에서도 미사일 등 유도무기를 1m의 오차로 공격할 수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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