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권력구조 대변혁-김정일 주도…서열 무시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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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노동당 6기8차 전원회의가 김일성사회아래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3일동안 평양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84년도 경제발전계획문제(경무원 국가계획위원장 홍성룡보고)와 조직문제등이 의제로 다루어졌는데 둘째 의제인 조직문제가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그것은 지난해의 6차 전원회의와 올해 열린 두 차례의 전원회의 때마다 조직문제가 계속 다루어져 권력내부의 인물변동이 빈번해지고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당6기6차회의에서 당정치국후보위원인 최영림과 서구석을 정치위원으로 기용한바있고 당중앙위원(서열1백9위)이던 전병호, 김두남(당중앙위서열 1백22위)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등용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교체를 단행했었다.
또 지난 6월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6기7차회의에서 당비서인 김환과 윤기복을 부총리와 평양시 인민위원장으로 전보시키고 그 자리에 평양시 경제지도위원장 안승학과 정무환노동행정부장인 채희정을 기용했다.
하급부서의 실무책임 인물들이었던 이들의 당 비서직 등용은 지난해 8월 전병호·김두남의 등용과 함께 파격적인 세대교체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이번 6기8차회의에서 정치국후보위원 서열1위인 허담 (부총리겸외교부장) 의 정치국 정위원으로 승진한 것은 그의 오랜 경력과 외교정책의 중요성을 고려한 정상적인 승진으로 볼수 있고 또한 안승학 당비서·홍성룡 부총리·김복신부총리의 정치국후보위원 기용도 경제정책 중시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허담의 정치위원 승진은 전문섭 (서열14위)의 잠적과 관련된 충원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낳고 있다.
전문섭은 지금까지 김일성부자의 경호책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난해 9월15일 김일성의 중공방문때 .송영한 이래 1년2개월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정치국후보위원 인사는 윤기복(평양시인민위원장으로 격하) ,최재우 (부총리에서 탈락),홍성남(평남도당책임비서 탈락)등 후보위원들이 경제계획부진에 책임을 지고 탈락한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가지 따른 특징적인 것은 2차 7개년계획의 주역인 이종옥총리의 서열변동을 들 수 있다.
지난 6차 당대회(80년10월)때 김일성부자와 김일-오진우등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이종옥은 지난9·9절 35주년 기념행사 때는 서열7위 (김일 불참포함) 로 등단한데이어 지금까지 종래의「상무위원」호칭과는 달리「정치위원이며 총리인 이종옥동지」등으로만 불려지고있어 그의 서열이 변동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의 서열변동이 확실하다면 당면한 2차7개년 계획이 결코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 대회때 다루어지는 조직문제가 김정일 등장이래 70년에 한번(77년l2월당5기15차회의), 그의 체제가 공식 출범한 이후에는 3번이나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세대교체가 급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일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안승학·채희정·전병호·김두남 등 당중앙위원의 서열상으로 1백위 이하인 사람들을 일거에 정치국후보위원이나 당비서로 등용하는 파격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함으로써 그의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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