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미8군 출입증「디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디캘(Decal)-.최근 출입한국인들에게 지문채취를 요구한다고해서 파문을 일으키고있는미8군영내 한국인차량통행증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이 단어는 유리나 도자기에 새겨진 무늬를뜻하는것으로 8군의 마크인 꽃무늬를 나타내는것인데 미군들이나 한국인출입자들 사이에는 「차량통행증」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있다.
몇해전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행세한다」 (?)는 사랍들의 승용차에는 이 디캘이 어김없이 붙어다녀 마치 신분과시용으로 사용되고있다.
8각형으로된 미8군마크와 네자리의 고유번호가 찍힌 디캘(가로 15cm,세로7·5cm)은스티커 모양으로 돼 숭용차의 범퍼에 붙이도록 돼있다.
종류는 평시에만 출입이 허용되는 파란색 디캘과 전시에도 출입할수 있는 삼각형으로된 빨간색, 그리고 준전시에 출입할수있는 노란색 디캘등 3종류.
현재 디캘을 가진 승용차는 약 1천여대. 전· 현직 장· 차관등 고급공무원,군장성,국회의원, 미8군과 관계를 맺고있는 군납·건설업자,8군종사자등이 대종을 이루고있다.
이밖에도 한미유대강화를 위해 미8군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회저명인사· 경제인· 한미친선협회 회원들에게도 이 디캘이 발급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은 반드시 미군 대령이상의 지휘관으로부터 보증인 추천을 받아야만 디캘을 발급받을수 있다.
사용기간은 주로 6개월정도.
원칙은 보증인 추천을 해준 지휘관의 국내 잔임기간에따라 기간을 정해주고 있으나 디캘을 받을 차량의 보험기간이 6개월단위이므로 이에따라6개월씩 사용토록 해주고있다.
디캘을 가진 차량의 주인은 원칙상 미8군영내를 자유출입할수있을 뿐이나 영내 골프장이나 사교클럽을 이용하는 특전 (?)을 누리수도있다.
특히 영내골프장인 「사우드포스트」가 시내중심부에 있을뿐 아니라 출입자들은 골프장이 비어있올때 23달러75센트 (1만9천원 상당 캐디피 1만원은 별도)라는 염가로 골프를 즐길수있어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4만여원 (평일비회원의경우)을 내야하는 골프애호가들에게 이 디캘이 인기가 높다.
또 클럽음식값도 티본스테이크의 경우 8달러50센트 (6천8백원)로 시내 호텔의 절반값이다.게다가 양담배와 양주등도 면세된 값으로 사올수있다.
이때문에 미8군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일부인사들이 디캘을 얻기위해 브로커나 친지등을 내세워 미군장교의 추천을 얻으려다 말썽을 빚는 추태를 보이는 일이있다.
또 디캘을 가진 일부 출입자는 영내 클럽을 싸게 이용할수 있는 점을 이용,한국인친구들이나 직업여성들을 마구데려와 자리를 독차지하다시피하고 추태를 보이는경우가 있어 미군들의 눈총올 사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부 운전기사 가운데는 주인을 귀가시키고 난뒤 가족이나 친구들을 태우고가 밤새 술을 마시고 소란을 떠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것.
미8군축이 지난10월부터 디캘 일제경신에 들어간것은 이갈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것.
이에따라 디캘 발급을 현재보다 대폭 줄인다는방침아래 지난8월 영내출입제도규정을 바꿔 지금까지 일반 대령이상의추천만 받으면 발급하던 디캘을 ▲게리슨대장 (미8군 수도권지역사령관)▲8군헌법사령관▲범죄수사 대장등 지휘관을 맡은 대령이상의 추천을 받도록 강화했다고.
이와함께 공무원을 제외한 일반인에 대해서는지문채취· 수형여부등 정확한 신원확인을하도록했고 디캘 차량의운전사만 갖던 개인출입증을 차주도 갖추도록 했다. 미8군 패스발급과 한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전시체제등 비상시의 통제수단으로 통행증 색깔을 빨강·노랑·초록등 세가지로 분류, 상황에따라 필요한 사람외에는 출입을 막을수있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면서 『군사물 보안상 지문채취등 신원확인은 필요한 조치며 차별대우와는 관계없다』고 밝혔다.
한국측 한관계자는 『이번의 경우 차별대우라고 따지기전에 일부 디캘을 가진 사람들이 쥐꼬리만한 특전을 남용하거나 신분과시용으로 사용하지않았나하는 반성의 계기로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