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대권 행보 시작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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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이 14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에 서서 기도하고 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이스라엘의 보안장벽 설치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AP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예루살렘 인근 장벽 건설 현장을 찾은 힐러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짓고 있는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아니라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테러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테러를 막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힐러리는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암살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이스라엘을 찾았다.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분리장벽 건설의 명분은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자살 테러를 막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분쟁 지역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힐러리가 이스라엘의 손을 공개적으로 들어준 것이다. 이는 "분리장벽이 이-팔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안이 될 수는 없다"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도 다르다.

내년 상원의원 선거와 2008년 대권과 관련, 유대인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힐러리는 올 초에도 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낙태를 옹호하던 입장을 바꿔 "낙태는 슬프고도 비극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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