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그날이후』방영 때맞춰 불붙은 핵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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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욕AP·UPI=연합】「레이건」대통령을 비롯한 7천5백만명(추산)의 미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20일밤(한국시간 21일 상오) ABC'TV전국네트워크를 통해 방영된 핵전쟁 가상공포영화『그날 이후』(The day after)는 전세계에 그 동안 논란의 대상이 돼온 핵무기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조지·슐츠」미국무장관은 『그날 이후』 프로방영직후기자회견을 갖고 이 영화가 핵전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생생하고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지난 수년간의 미정책도 결코 핵전쟁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기본정책에 근거해 왔으며 또 핵전쟁방지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스피크스」부대변인은 『그날이후』 프로가 방영된 하오8시∼10시30분 사이에 이 영화와 관련된 국민들의 전화 5백96통을 받았다고 밝히고 통화자중 2백99명이 「레이건」정책이 『옳다』고 대답하고 14명이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이 영화가 미칠 정치적 파급효과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TV도 1천75통의 시청자전화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6백62통은 이 영화에 찬성과 지지를 보냈고, 3백93통은 반대견해를 보였다고 「데이비드·호로위츠」대변인이 말했다.
『그날 이후』가 방영되자 상당수의 미국시민들은 이웃과 교회로 몰려들어 단체로 시청했다.
이 영화의 무대가 된 캔자스시티와 로렌스시주민 5백여명은 이 프로 방영직후 한 전쟁기면관 근처에 모여 철야반정평화촛불시위를 벌였으며 반전단체들은 이번주에 전국10여개 도시에서 반핵대중집회를 가질 계획으로 있다.
ABC측은 TV 시청률 조사전문회사인 AC닐슨사의 야간시청률 통계조사자료를 인용, 뉴욕·시카고·필라델피아 등 3대도시가구의 70%이상이 『그날이후』를 시청, 지난 3윌1일 CBS-TV의 한국전 관련영화 『매시』의 마지막회분 전국시청률 77%에 버금가는 아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은 21일 이 영화가 「레이건」대통령의 핵군비증강계획에 반대하도록 추구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중공관영 신화사통신도 21일 워싱턴발로 『그날이후』프로에 관해 보도하면서 제네바미소군축회담이 답보상태에 있고 미소간의 핵무기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백악관관리들도 「레이건」대통령의 핵무기정책이 이 영화로 인해 위태롭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그날이후』프로는 내달 10일 영국의 인디펜던트TV를 통해 영국민들에게 방영될 것이라고 이 방송 대변인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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