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숙소주변 경비맡았던 김학열 순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레이건」대통령이 방한중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떠나서 기쁩니다.』
「레이건」대통령이 머물렀던 서울정동 미대사관저입구 덕수궁옆에서 검문근무를 맡았던 서울서대문경찰서 서대문파출소소속 김학열순경(26)은『그동안 비상근무로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 눈을 제대로 뜰수가 없는데도「레이건」대통령의 무사귀국에 피로가 싹가시는것 같다』고했다.
김순경은 미대통령의 공식방한일정이 발표된 지난달 20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 연도변 안전점검과 야간경비업무를 맡다가 방한전날인 11일부터는 미대사관저로 통하는 길목인 덕수궁 대한문옆 도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이곳을 통과하는 차량과 인원에 대한 검문을 맡았다.
『인근에 대법원과 검찰청사가 있어 이길을 통과하는 대법원장이나 판검사들에 대한 신분증검사와 차량검사를 할때가 가장 어려웠읍니다』
그러나 김순경은 유봉흥대법원장과 판검사들이 솔선해 검문에 응해주어 큰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순경은 대법원장의 신분증과 주민등록증은 물론 전용차량의 뒤트렁크와 앞엔진부분의 본네트를 열고 검사를 해야했었다고.
김순경은 2시간근무에 4시간 휴무제로 하루3교대씩의 철야근무로 태권도로 다져진 단단한 몸이지만 피로를 가눌수가 없었다는것.
휴식시간 4시간은 말뿐 숙소로 정해진 인근 여관에 들어가 잠을 청하자마자 곧 근무시간으로 단잠을 떨쳐버려야하기때문에 피로가 겹겹이 쌓였다는것.
김순경은 지난9월 부인 이순자씨(26)와 갓 결혼한 신혼이지만 비상이 걸린 지난달20일부터는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부인이씨가 2∼3일에 한번씩 경기도남양주군에 있는 집에서 손수가져온 내의등을 갈아입는것이 고작이었다.
김순경은 철야근무로 경찰서에서 제공되는 식사를 거를때면 인근 구멍가게에 들어가 라면으로 허겁지겁 꺼니를 때우고 다시 근무에 나서기도 했는데 야간근무때는 순시를 돌던 성태 동서장이 간혹 떡과 간식을 가져다주어 시장기를 채무며 근무에 박차를 가했다고했다.
『경찰생활 3년만에 맞은 이번 비상근무는 영원히 잊지못할 값진교훈으로 마음속에 새기겠다』고 다짐하는 김순경은「레이건」 대통령이 떠난뒤인 14일하오 책와대에 초청돼 전대통령으로부터 『수고했다』는 지하의 말을듣는 영광을 안았다. <정순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