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 나올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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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라이베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실시된 대선 개표가 80%가량 완료된 10일 오후 현재 여성 후보인 엘렌 존슨-설리프(66.여.사진) 후보가 57.9%의 득표율로, 축구 스타 출신 조지 웨아(39)의 득표율(42.1%)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존슨-설리프는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두 번 투옥됐으며, 두 차례에 걸쳐 해외망명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인텔리다.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아프리카 국장을 지냈으며, 세계은행에서도 일했다. 1970년대 후반 윌리엄 톨베르트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으나 새뮤얼 도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자 그를 강력히 비난하는 연설로 투옥됐다가 해외로 망명했다. 이후 찰스 테일러 정권에서도 내란 혐의로 기소돼 다시 한번 해외로 망명해야 했다.

존슨-설리프는 선거운동 기간 피폐한 라이베리아 경제를 재건하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국가 재건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또 내전으로 얼룩진 나라를 통합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소 독선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정적(政敵)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일부에선 "똑똑하지만 타협을 잘 모른다"며 그를 '아프리카의 힐러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남편과 사별했으며, 네 아들을 두고 있다. 라이베리아는 세계 최대 빈곤국 중 하나로 문맹률과 실업률이 각각 80%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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