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의 휴전선 시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방한중인「레이건」미국대통령이 휴전선비무장지대를 시찰하는 모습은 한국민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13일낮「레이건」대통령은 서울에서 1백리쯤 떨어진 비무장지대내 미군 최전방초소에서 망원경으로 북한쪽 지역과 남쪽 지역을 살핌으로써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그곳이야말로 『자유수호의 최전방』임을 직접 확인했다.
미국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전방미군기지를 확인하는것은 하나의 관례가 되어 왔으나 비무장지대안에까지 들어간 것은「레이건」대통령이 처음이었다.
그만큼「레이건」이 자유진영의 방위에 있어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은『한반도의 비무장지대야말로 자유는 신에 의해서만 수호할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가장 잘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북괴군초소 1km전방까지 시찰, 김일성동상이라든지 북한쪽 선전용건물을 직접 보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한국을 방위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굳은것인지를 잘 반증하고 있다.
물론「레이건」대통령이 영내식당에서 미군사병들과 어울려 점심을 같이하고 야외예배를 하는것은 미국대통령으로서 해야할 당연한 행사라고 할수 있다.
그것이 내년에 있을 미대통령선거와도 관련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위기가 감도는 최전방초소에까지 미국대통령이 간것은 단순한 정치전략으로만 보아넘길 일은 아닐것이다.
「레이건」의 비무장지대 시찰은 취임이래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대한방위공약의 확고함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북괴의 도발을 제어하고,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한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이 최전방 시찰후의 연설을 통해 주한미군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지를 실감했다고한 말이라든지, 북괴의 도끼만행사건을 상기시키면서 또 다시 그런 만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강력한 경고를 한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수 있다.
군복차림의「레이건」대통령이 모래부대를 쌓아놓은 최전방벙커에서 망원경으로 북한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인 것도 그때문이다.
『북한공산주의 체제는 모든 형태의 인간의 자유를 무참하게 공격하는것』이라고한「레이건」의 견해는 바로 우리와 같은것이다.
북괴군과 이따금 총격전이 벌어졌던 지역을 미국의 대통령이 밟았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를 한국민은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것으로 믿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