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숨쉬기 답답한 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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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천식환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어린이는 1백명 중 10명이 환자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어린이 환자의 50%는 평생 천식환자가 된다.

천식이란 외부 자극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곤란해지는 병이다. 숨을 쌕쌕거리고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며 가래가 나온다.

천식은 알레르기의 일종인데 자극원은 다양하다. 찬 공기.꽃가루.고양이털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식품첨가물이나 담배연기.산업용 유기물질 등도 범인으로 꼽힌다.

보통은 자극원을 피하는 회피 요법과 좁아진 기도를 완화시켜 주는 약물.염증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어 천식을 만성화시킬 뿐 병을 뿌리 뽑지 못한다.

한방에서는 천식도 일반 알레르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자율적인 조절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체질로 보면 태음인 환자가 전체의 50% 이상으로 가장 많다. 태음인의 특징은 폐소간대(肺小肝大)로 호흡기능이 약하고 간의 기운이 강하다. 따라서 폐와 기관지 점막이 건조하고 약한 것이 특징이다.

작은 자극에도 손상을 잘 받는다는 뜻이다. 이들에게 많이 쓰는 맥문동과 오미자는 바싹 마른 호흡기를 기름지고 탄력있게 만든다. 또 길경은 가래.거담에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체질 침은 간의 강한 기운을 억제하고 폐의 기운을 소통시킨다. 오장육부의 균형을 바로잡아 외부 환경의 변화를 극복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소양인 환자는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하여 상초에 열이 많고, 하초에 물이 적다. 우물이 마르니 불을 끄지 못하는 원리다. 따라서 우물에 물을 부어주는 숙지황.산수유를 기본으로 형개.방풍.강활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소음인은 선천적으로 몸이 냉하다. 하초엔 에너지가 넘치지만 이를 끌어올리는 펌프가 약하다. 흔히 양기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를 도와주는 것이 미삼이나 건강.육계.부자 등이다.

이러한 치료법과 함께 운동이나 호흡법을 병행하면 의외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횡경막을 움직여 숨을 최대로 내쉬고 들이쉬는 심호흡을 느린 속도로 시행하면 산소 활용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계단 오르기나 빨리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은 폐활량을 키워준다.

이용원 청뇌한방병원장(www.chunno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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