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족많은 프랑스|경찰견 대여업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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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안심하고 여행을 떠나십시오. 귀하의 빈집을 잘 훈련된 우리회사의 경비견이 지켜드립니다.』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달두달씩 온식구가 여행을 자주 떠나는 프랑스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두말할 나위없이 빈집털이 도둑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실업자가 늘어 절도·강도가 부쩍 늘고있는 때 집을 비우고 떠난다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때문에 신문이나 잡지 TV에선 방범용 각종기구의 선전광고가 유난히 많아진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방범설비를 하더라도 날로 범죄기술이 늘어가는 도둑을 막을수는 없는지 이런 장치들로 덕을 보았다는 말은 별로없다.
이래서 둥장한것이 바로 경비견 대여업체이다.
전직 사설탐정인 「투이·시루즈」씨(42)는 76년부터 프랑스남부 툴루즈에서 경비원 50명을 거느리고 경비용역회사를 우영해왔으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 경비원들의 충실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고객에 불이익을 주는 일이 낮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사람을 개로 바꾸기로 결정. 경비견 대여업을 시작했다.
그는 몇달전 독일산셰퍼드15마리를 구입, 특수훈련을 시켜 각 가정에 빌려주어 완벽안 방범성과를 올렸고 덩달아 톡톡히 재미를 보고있는 중이다.
이회사 경비견은 공격성과 경계심을 고도로 갖추도록 훈련됐으며 오직 조련사와 고정급식원의 명령에만 따르도록 길들여졌다. 이회사 사장은 물론이요 경비를 의뢰한 집주인도 공격의 대상이다.
개에 물려 시람이 크게 상할 것에 대비해 경비견은 반드시 인체의 급소가 아닌 곳을 물도록 가르쳤고 불법침입자가 던져주는 독이 든 고깃덩이를 덥석 받아먹지 않는 것은 더욱 철저한 훈련으로 다져졌다.
이회사에선 고객이 집을 비우는 날 경비견을 빈집에 풀어놓고 혼자있게 한 다음 매일2차례 고정급식원이 먹이만 던져주고 갈뿐 경비원은 따로 배치하지 않는다. 회사측에 사전 연락없이는 집주인도 개에 물리지 않고는 제집에 들어갈 수 없다.
경비견대여료는 현재 12시간에 1백80프랑 (약2만원),주말 이틀간은 6백20프랑(약7만원), 한달엔 5천프랑(약61만원)이다.
경비견대여업은 다만 개짖는 소리에 이웃사람이 회사에 불평하는 것이 흠이지만 이웃집 또한 덤으로 지켜진다고 보면 크게 푸념할 일도 아닐거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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