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발사건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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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베이루트 주둔 미해병대 사령부 건물폭발사건은 대부분의 병사들이 새벽잠에서 막 깨어날 무렵 발생했다.
베이루트 공항에 자리잡은 미해병대사령부 4층건물은 폭발물을 적재한 대형트럭이 돌진,폭발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건물이 폭삭 내려앉아 미처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병사들이 숨지고 폐허 더미에 묻히는 수라장을 이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때 미해병대 보초병수명이 후문에서 근무중이었다,
보초병들은 1대의 붉은 대형트럭이 사령부 주변에 처진 철조망과 철조망울타리 바리케이드 바로 옆에 위치한 공항주차장으로 돌진해 오는 것을 목격했다.
즉각 전화를 걸어 사실을 보고하려 했을때 이 트럭은 갑자기 속력을 내면서 주차장을 가로질러 문쪽으로 돌진, 3개의 바리케이드를 덮치면서 해병대들이 잠자고 있는 사령부건물의 입구를 들이 받으면서 로비에 멈추는 순간 엄청난 폭음을 내면서 폭발했다.
폭발물은 약9백kg 정도로 추산되는 강력한 것이었다.
미 해병대사령부로부터 2km 떨어진 프랑스군 사령부 건물에서 두번째 폭발음이 새벽 하늘을 진동시켰다.
미해병대 사령부와 프랑스군 사령부에서는 폭발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즉각 구조작업에 나섰다.
레바논 군인들과 민간구조대원·영국 및 이탈리아군인들도 즉각 사건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도왔으며 최근 몇주 동안 미해병들에게 공격을 가했던 레바논 회교 시어파 아말민병대원들도 구조작업에 합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오 무렵에는 폭발현장 부근에서 레바논군과 아말민병대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미해병대 사령부 건물에도 일부 탄환들이 날아 들어와 최고경계태세인 「상황1」이 취해지기도 했지만 구조작업은 계속됐다.
9층 건물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군 사령부 건물폭발현장에서도 크레인 2대와 불도저 5대·수십명의 레바논구조대원들이 합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폭발사건으로 이 건물에 살고있는 일부 레바논 민간인들도 숨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회의 여야정치인들은 미국의 대레바논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레이건」 정책비판자들은 「레이건」 행정부의 목표가 모호하다고 말하고 미해병대가 레바논에 오래주둔하면 할수록 더 많은 희생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아무도 미해병대의 즉각 철수는 요구하지 않았다.
워싱턴의 관리들은 이'사건으로 레바논주둔 미해병의 응전규정이 변경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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