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활화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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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이승엽(삼성)이 또 홈런포를 가동했다.

18일 SK와의 대구 홈경기 2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괴물투수' 엄정욱의 시속 1백45㎞짜리 직구를 통타, 우측펜스를 살짝 넘기는 3점 홈런을 날렸다. 전날 SK전 2점 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으로 벌써 시즌 15호다.

올해 꼭 홈런왕을 해보고 싶다고 공언한 심정수(현대)와 마해영(삼성)은 상실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올해 홈런 욕심이 없고 형들이 홈런왕이 됐으면 좋겠다"고 누차 말한 이승엽이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라는 듯 연일 펜스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심정수는 한때 이승엽을 12-9로 앞서며 홈런 단독선두에 나서기도 했으나 최근 5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의 몰아치기에 12-15로 역전당했다. 마해영도 18일 홈런을 때렸으나 12개로 심정수와 공동 2위다.

심정수와 마해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이승엽의 페이스가 워낙 빠르다. 홈런 54개를 친 1999년의 힘찬 페이스와 비슷하다. 15호 페이스를 당시와 비교하면 날짜로는 닷새 늦지만 경기수로는 단 한 경기 늦을 뿐이다.

이승엽은 올해 홈런 32개만 쳐서 통산 3백개를 채우고 미국에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타고 난 홈런타자인지라 쳤다 하면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다. 18일까지 이승엽의 36안타 중 약 42%인 15개가 홈런이다. 이승엽은 이날 5타수 4안타.5타점을 기록, 36타점으로 타점 부문에서도 심정수(34타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편 최근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기아는 잠실에서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지난 5일 수원 현대전에서 수원구장 올시즌 최다관중(1만1천2백4명)을 불러모아 8-7 역전승을 거뒀던 기아는 지난 주말(11일) 문학 SK전에서도 2만2천여명을 모아놓고 5-3으로 이겼다.

이태일.성호준.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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